22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임원추천위원회(위원장 박청부)는 해외사업본부장(상임이사) 후보로 3명을 압축해 이원걸 사장에게 추천했다. 이 사장은 자격심사 등을 거쳐 이달말까지 1명을 최종 낙점, 공모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공교롭게 3배수 추천 명단에 오른 후보들이 모두 한전 출신이다. 공모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한 외부인사는 “서류심사와 면접과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내부인사 발탁을 위한 형식적인 공모였을 뿐, 외부 지원자들은 단지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반발했다. 그는 “제출서류 가운데 하나인 직무수행계획서만 하더라도 한전 내부 업무를 잘 모르는 사람은 쓰기 어렵게 돼 있다.”면서 “1차 서류심사부터 외부 지원자에게는 매우 인색했다.”고 주장했다.
총 25명의 지원자 가운데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8명 중 외부인사는 단 1명뿐이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업무수행능력인데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한전 내부 출신 가운데 해외근무나 해외사업 경험이 얼마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해외사업본부장의 필수 자격요건인 영어능력 심사도 허술하게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웬만한 일반 기업체 신입사원 채용때도 영어면접을 외국인(네이티브 스피커)이 직접 하는데 한전은 심사위원들이 즉석에서 몇마디 묻는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이번 공모는 사외이사와 대학교수 등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가 서류심사부터 면접 전 과정을 맡아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했다.”며 “외부 지원자들의 경력이 기대에 크게 못미쳐 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렇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집안 잔치’로 끝나 공모의 빛이 바랬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