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칸의 여왕’ 전도연] 10편 10색…“카멜레온 같은 배우”

[‘2007 칸의 여왕’ 전도연] 10편 10색…“카멜레온 같은 배우”

박상숙 기자
입력 2007-05-29 00:00
수정 2007-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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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사실 어느 정도 예정돼 있었다. 영화제 개막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녀는 ‘밀양’의 공식 시사회 이후 각국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아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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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내못할 고통 완벽하게 표현”

시사회를 거듭할수록 영화에 대해서는 ‘당황스러운’ 반응들을 보였지만, 영화를 본 기자들은 전도연의 열연에 대해서 만큼은 의견일치를 봤다.

특히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도연에 대해 “이창동 감독의 세계 속에서 감내하지 못할 고통을 여배우 전도연이 여린 영혼의 소유자처럼 잘 그려냈다.”면서 “여우주연상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극찬했다.

로이터 통신도 “칸에서 가장 돋보이는 여배우 중 한 명”으로 꼽았고, 프랑스 무가지 메트로 역시 “여우주연상에 근접했다.”며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87년 ‘씨받이´ 강수연 이후 20년만에 쾌거

그동안 칸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2002년)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2004년)을 받은 적이 있으나 여우주연상 수상은 처음이다. 또 한국 여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니스)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1987년 강수연이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만이다.

‘밀양’을 만난 전도연에게 올해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최고의 해다.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배우와 함께 작업한 기쁨에다 “전도연에게는 아직 보여줄 카드가 많이 있다.”는 찬사에 행복했다.

또 ‘밀양’으로 데뷔 16년 만에 처음 밟은 레드 카펫 위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까지 안았다.‘밀양’은 그녀가 평생의 배필을 찾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난생 처음 촬영을 중단할 정도로 힘들었던 터라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졌고, 지난 3월 신데렐라 같은 결혼식을 치러 부러움을 샀다. 이제 ‘칸의 여왕’으로 등극해 국제무대에서 명성까지 얻었으니 그녀는 ‘세 마리 토끼’를 움켜잡은 셈이다.

97년 ‘접속´ 첫 영화… 신인상 휩쓸어

전도연은 16년전 CF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했다.1997년 영화 ‘접속’으로 대종상 신인여우상과 청룡영화제 신인여우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화려하게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듬해 두번째 영화 ‘내마음의 풍금’으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계를 짊어질 재목으로 떠올랐다.

이후 ‘해피엔드’‘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피도 눈물도 없이’‘인어공주’‘너는 내 운명’ 등 출연하는 영화마다 팔색조 같은 변신으로 감독과 관객들에게 깊은 신뢰감을 주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 자리매김해왔다.10번째 작품 ‘밀양’은 그녀의 말대로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 이 영화로 다시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다고 했다. 국내 배우들의 해외 진출 소식이 속속 들려 오고 있는 요즘, 월드스타로 등극한 배우 전도연이 어떤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설지 자못 궁금해진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7-05-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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