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4일 갈등국면으로 치달았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을 이끌어 내면서 향후 위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당내에서는 강 대표가 그동안 우유부단한 모습에서 벗어나 당을 추스르는 강단을 보였다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물론 당내 위상 제고와 달리 강 대표의 대구 사무실이 선거법 위반 과태료 대납 사건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공존한다.
당내에서 강 대표는 경선국면이 본격화되면서 무게감이 더욱 실리는 형국이다. 경선룰 등 현안을 놓고 강 대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경선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반강(反姜) 전선을 형성했던 이 전 시장측은 강 대표의 쇄신안을 수용한 터라 표면적으로는 강 대표를 도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런 맥락에서 강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이 3일 밤 전격 회동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날선 대립각을 세웠던 두 사람이 당 현안에 대해 큰 틀의 합의를 봤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당내 비주류 의원 및 소장파 일각에서는 강 대표가 검찰의 수사로 인해 또 다른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2차 위기설’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강 대표 사퇴를 주장해온 전여옥 의원은 “과태료 대납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강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하는 것은 당에 큰 누가 될 수 있다.”며 이달 내에 강 대표 체제가 ‘2차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2007-05-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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