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동국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세미나실. 평소 진지함과 엄숙함만이 감돌던 세미나실에서 연신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동국대 교수들을 상대로 한 ‘수업 전달력 향상을 위한 발성법 워크숍’의 강사로 나선 서동원 발성치료연구원장이 한 젊은 교수의 음역을 저음역으로 진단하자 동료들은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서 원장은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 로마 국립음대 석사를 마친 성악도이지만 요즘 음성발성치료사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서 원장의 열정적인 워크숍은 가르치는 데만 익숙했던 교수들을 학창시절로 되돌려 끊임없이 웃음바다에 빠뜨렸다.`학생´ 자격으로 참석한 17명의 교수들을 연단으로 끌어내 직접 몸동작을 취하고 큰 소리로 따라하게 했다.
서 원장은 이어 “오늘 강의에서 다른 건 다 잊어 버리셔도 이것만 기억하시면 발성에 도움이 됩니다.”라며 다소 우스꽝스러운 장풍 쏘는 자세로 “푸~” 소리를 내며 호흡을 끌고 가는 연습을 시키자 좌중은 자지러졌다.
강의가 시작할 때만 해도 “아∼” 소리를 최대한 길게 내는 측정에서 최소 기준치인 12초에도 미치지 못해 멋쩍어했던 이창환 컴퓨터공학과 교수도 마지막에 17초를 기록하자 한껏 고무된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교수는 “내 강의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수업이 많아 발성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오늘 워크숍에서 문제점을 느끼고 고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고혜정 일어일문학과 교수도 “어학 전공이어서 발성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워크숍을 통해 나만의 음을 찾고 어떻게 발성할지를 배울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좀 더 나은 강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그 동안 주로 목회자들에게 발성법을 강의했으며 교수들을 상대로 워크숍을 연 것은 서울대에 이어 두번째”라면서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젊은 가수들이 제대로 된 발성법을 익혀서 문화 콘텐츠로서 가요를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