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박홍기특파원|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유수의 전기전자 업체 산요(山洋)전기의 창업자 일족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산요전기는 창업자의 손자인 이우에 도시마사(44) 사장이 다음달 1일자로 사임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을 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창업자 장남으로 지난 1986년부터 20년 동안 사장과 회장을 역임한 이우에 사토시(75) 최고 고문도 퇴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창업 60년의 산요전기는 그동안 그룹의 실권을 장악해온 창업자 일족에 의한 세습경영이 종지부를 찍게 된다. 향후 경영재건은 금융기관이 주도할 전망이다.
산요는 실적 악화로 지난해 3월 3000억엔의 제3자 할당증자를 실시,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미국 골드만 삭스, 다이와증권SMBC 등 3개 금융기관이 증자를 인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이들 금융기관은 투자금의 회수를 목적으로 채산성이 없는 사업의 철수와 사업 매각을 경영진 측에 요구했으나 이우에 사장이 사업을 유지하면서 중장기적인 개혁을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맞서는 등 양측간에 경영 정상화를 놓고 심각한 의견 대립을 빚어왔다.
지난 2005년 9월 창업자 일족이 회장으로 영입했던 여성 방송 캐스터 출신 노나카 도모요(52) 회장도 금융기관과의 대립 과정에서 최근 사임한 바 있다. 산요는 주력인 휴대전화 사업의 부진 등으로 실적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지난 2월에는 과거 결산에서 분식회계 사실이 발각되면서 당시 회장이었던 이우에 최고 고문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hkpark@seoul.co.kr
2007-03-2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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