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순수함과 열정이 담긴 공연을 펼쳐 보이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장애 아동으로 구성된 장애인 무용단이 21일 창단한다. 그리스어로 ‘사랑하는 자’라는 의미를 담은 ‘필로스(Philos) 무용단’은 지난달 21일 오디션을 통해 9∼15세 정신지체 및 발달장애, 다운증후군 어린이 13명을 단원으로 뽑았다. 무용단은 오는 21일 경기 안양시 평촌아트홀에서 창단식을 가진 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이들은 한국무용과 현대 무용, 발레 등 기초 교육을 배운 뒤 작품을 선정해 10∼12월쯤 첫 공연을 할 계획이다.
●전문 무용가의 길 열어 줄 터
장애인 무용단은 ‘무용치료’를 전공한 대림대 사회체육학과 임인선(44) 교수의 주도로 시작됐다.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대학원 스포츠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임 교수는 서울대와 대림대 등에서 장애아동 무용체육 교실을 운영해 오다 창단을 결심했다.
지난달 열린 오디션에는 30여명의 아이들이 몰려 3대1의 높은 경쟁률를 보였다. 창단 멤버는 우선 ‘무용의 기본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의 아이들을 선별해 꾸렸다.
임 교수는 “무용단은 장애를 지닌 어린이들에게 전문 무용 교육을 통한 신체적 기량 향상 및 정서발달과 전문 무용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하기 위해 창단했다.”면서 “비록 아이들이 완벽한 무용가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교육 차원을 넘어 아이들이 전문 무용가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에서 유일한 장애인 공연단인 중국의 ‘천수관음 무용단’과 같이 전국 순회 공연과 해외공연 등을 통해 감동을 전하고 싶다.”면서 “우선 9월 장애인체전 시범에 참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10∼12월쯤 첫 공연
무용단에는 임 교수가 운영하던 ‘대림대 장애아동 무용체육교실’에 참여했던 4명의 아이들을 포함해 인근 지역의 아이들이 모였다.
창단 멤버로 참여하는 수영(12·안양남초 4년)양은 요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지난 9일 수원의 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연습 중인 수영양은 경쾌한 동요에 맞춰 조금씩 리듬을 타더니 이내 깡총깡총 뛰어다녔다. 세련된 무용수의 움직임은 아니었지만 몸짓에서는 자유로움이 한껏 느껴졌다. 정신지체아동인 수영이는 비록 언어 구사능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노래가 나오면 춤추고 싶어. 춤추는 게 제일 좋아. 이∼만큼….”이라면서 양팔을 쭉 펼쳐보였다. 어머니 박선영(38)씨는 “몸무게 2.9㎏의 미숙아로 태어난 수영이가 저렇게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 해도 고맙다.”면서 “오디션을 걱정했는데 잘 해줬고, 무용단이 험한 세상을 헤쳐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정신지체 2급인 민선(14·여·군포중1년)양의 어머니 정영희(49)씨는 “무용을 배우기 전에는 균형 감각이 떨어져 한 발만 딛고 서지 못했지만 이젠 능숙하다.”면서 “튼튼해진 것뿐 아니라 자신감도 얻었다. 전에는 비장애인들과 대화를 힘들어했지만 비슷한 친구들을 자주 만나면서 사교성이 좋아졌다.”고 활짝 웃었다. 문의는 (031)468-1107.
글 사진 임일영 김동현 기자 argus@seoul.co.kr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장애 아동으로 구성된 장애인 무용단이 21일 창단한다. 그리스어로 ‘사랑하는 자’라는 의미를 담은 ‘필로스(Philos) 무용단’은 지난달 21일 오디션을 통해 9∼15세 정신지체 및 발달장애, 다운증후군 어린이 13명을 단원으로 뽑았다. 무용단은 오는 21일 경기 안양시 평촌아트홀에서 창단식을 가진 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이들은 한국무용과 현대 무용, 발레 등 기초 교육을 배운 뒤 작품을 선정해 10∼12월쯤 첫 공연을 할 계획이다.
장애인 무용단은 ‘무용치료’를 전공한 대림대 사회체육학과 임인선(44) 교수의 주도로 시작됐다.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대학원 스포츠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임 교수는 서울대와 대림대 등에서 장애아동 무용체육 교실을 운영해 오다 창단을 결심했다.
지난달 열린 오디션에는 30여명의 아이들이 몰려 3대1의 높은 경쟁률를 보였다. 창단 멤버는 우선 ‘무용의 기본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의 아이들을 선별해 꾸렸다.
임 교수는 “무용단은 장애를 지닌 어린이들에게 전문 무용 교육을 통한 신체적 기량 향상 및 정서발달과 전문 무용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하기 위해 창단했다.”면서 “비록 아이들이 완벽한 무용가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교육 차원을 넘어 아이들이 전문 무용가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에서 유일한 장애인 공연단인 중국의 ‘천수관음 무용단’과 같이 전국 순회 공연과 해외공연 등을 통해 감동을 전하고 싶다.”면서 “우선 9월 장애인체전 시범에 참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10∼12월쯤 첫 공연
무용단에는 임 교수가 운영하던 ‘대림대 장애아동 무용체육교실’에 참여했던 4명의 아이들을 포함해 인근 지역의 아이들이 모였다.
창단 멤버로 참여하는 수영(12·안양남초 4년)양은 요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지난 9일 수원의 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연습 중인 수영양은 경쾌한 동요에 맞춰 조금씩 리듬을 타더니 이내 깡총깡총 뛰어다녔다. 세련된 무용수의 움직임은 아니었지만 몸짓에서는 자유로움이 한껏 느껴졌다. 정신지체아동인 수영이는 비록 언어 구사능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노래가 나오면 춤추고 싶어. 춤추는 게 제일 좋아. 이∼만큼….”이라면서 양팔을 쭉 펼쳐보였다. 어머니 박선영(38)씨는 “몸무게 2.9㎏의 미숙아로 태어난 수영이가 저렇게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 해도 고맙다.”면서 “오디션을 걱정했는데 잘 해줬고, 무용단이 험한 세상을 헤쳐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정신지체 2급인 민선(14·여·군포중1년)양의 어머니 정영희(49)씨는 “무용을 배우기 전에는 균형 감각이 떨어져 한 발만 딛고 서지 못했지만 이젠 능숙하다.”면서 “튼튼해진 것뿐 아니라 자신감도 얻었다. 전에는 비장애인들과 대화를 힘들어했지만 비슷한 친구들을 자주 만나면서 사교성이 좋아졌다.”고 활짝 웃었다. 문의는 (031)468-1107.
글 사진 임일영 김동현 기자 argus@seoul.co.kr
2007-03-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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