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옥새 제작기술의 마지막 장인

전통적 옥새 제작기술의 마지막 장인

문화전문 기자
입력 2006-12-29 00:00
업데이트 2006-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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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새(國璽)의 제작자로 선정된 세불 민홍규(53)씨는 조선시대의 전통적 옥새 제작기술을 이어받은 사실상의 마지막 장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특히 국새 제작법을 노랫가락에 담아 한 사람에게만 비전한다는 ‘영새부’를 스승인 정기호(1899∼1989) 선생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일한 장인이다.

그럼에도 민씨는 그동안 현대적인 기술을 동원한 주물공예인들에게 밀려 국새 제작에 참여하지 못했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전통적인 국새 제작 기술이 다시금 햇볕 아래로 나오는 계기가 됐고, 민씨 개인적으로는 국새장인으로 정통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민씨가 국새장인으로 선정된 데는 새로운 국새에 태평성세(太平盛世)에 대한 상징성을 풍부하게 담은 것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행정자치부는 국새를 공모하면서 손잡이인 인뉴는 봉황 모양, 글자모양인 인문은 ‘대한민국’을 훈민정음체로 할 것을 주문했다. 민씨는 인뉴에서 봉황이 구름위에 내려앉는 순간의 역동을 표현하고자 힘찬 두 다리를 강조했다. 또 인뉴에서는 전통 동양사상에서 ‘파괴’를 뜻한다는 20획을 피하고자 ‘대한민국’의 ‘국’에서 받침 ‘ㄱ’을 두 획으로 분리하는 아이디어로 태평을 상징하는 21획으로 늘렸다. 그 결과 두 분야 5명씩 모두 10명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은 이견없이 민씨의 작품을 골랐다고 한다.

행자부는 이날 민씨를 ‘국새제작단’의 총괄책임자로도 임명했다.

민씨는 “조선시대에도 국새 자체는 한 사람이 만들었지만, 사람이 벌거숭이로 다닐 수 없듯이 많은 장인이 협심해야 국새는 비로소 완성된다.”면서 “새 국새 제작에는 저를 포함해 17명 안팎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매듭장 김희진씨 등이 국새 제작단 참여를 요청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2006-12-2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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