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

이도운 기자
입력 2006-12-22 00:00
수정 2006-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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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서 크리스마스의 성격을 둘러싼 ‘종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몇해 전부터 성탄절을 앞둔 인사말이 종래의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에서 ‘해피 홀리데이(Happy Holidays)’로 바뀌고 있다.

이같은 조어는 크리스마스에서 가급적 종교색을 털어내려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시작됐다. 미국은 종교의 자유가 인정된 국가인 데다 인종적으로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한 종교색이 너무 강한 인사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최근 시애틀공항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치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의미를 강조하는 측에서는 ‘메리 크리스마스 말하기 운동본부’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운동본부에 참여하는 젠 지룩스는 “미국인들의 모든 생활에서 종교를 떼어내려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까지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룩스는 “크리스마스의 원래 의미가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그것은 바로 예수의 신성한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논란은 이달 미국에서 영화 ‘그리스도 탄생 이야기(Nativity Story)’가 개봉되면서 한층 가열되고 있다.

영화 제작진은 ‘크리스마스를 살리자.’는 광고 구호를 들고 나왔다. 제작자인 윅 갓프레이는 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봄으로써 크리스마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자.”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무신론자협회의 데이비드 실버먼 대변인은 ‘탄생 이야기’의 제작진이 “돈을 벌기 위해 감성을 자극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실버먼은 “크리스마스는 한겨울 기념 축제를 기독교화한 것”이라면서 “크리스마스에서 종교성을 배제하는 것은 원래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dawn@seoul.co.kr

2006-12-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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