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등에서 주최하는 가요대상 시상식 시즌이 돌아왔지만 그 위상이 예전 같지 못하다.
특히 가요대상의 경우, 일부 방송사가 가수들의 출연 거부로 폐지를 결정하고, 젊은 층 위주의 수상자 선정으로 신뢰도까지 흔들리면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06 Mnet KM 뮤직 페스티벌’(이하 MKMF)은 화려한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28개 수상 부문의 대부분이 젊은 층 가수들에게 돌아가 가요계를 결산하는 시상식으로서 한계를 드러냈다. 이는 10∼20대 팬들이 주로 참여하는 인터넷·모바일 투표방식이 수상자 선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버즈 등 수상자들은 다른 일정과 겹쳐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날 시상식은 축하공연을 펼친 일본 3인조 남성 댄스그룹 윈즈(w-inds)의 첫 내한 공연과 고 유재하 추모공연이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다.
MBC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요시상식을 폐지하고, 한해를 마무리하는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를 마련키로 했다. 비·세븐·이효리·싸이 등 톱가수들이 연말 공연 스케줄과 겹쳤다며 시상식 출연을 고사했기 때문이다.
MBC는 지난해에도 ‘10대 가수 가요제’ 행사를 계획했다가 일부 가수들의 불참으로 ‘가요대제전’으로 바꿨었다.MBC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연말에 순위를 뽑아 가수왕을 선발하는 시상식을 원치 않는 것 같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관록의 가수 조용필은 최근 인터뷰에서 “연말 가요 시상식에 끌려다니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은 포기하게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가까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요대상에서 중견 가수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방송계 관계자는 “한해 가요계를 마무리하고 중견 가수와 신세대 가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가요대상이 재정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