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수 CEO] 송병준 게임빌 대표 vs 박지영 컴투스 대표

[우리는 맞수 CEO] 송병준 게임빌 대표 vs 박지영 컴투스 대표

서재희 기자
입력 2006-07-12 00:00
업데이트 2006-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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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컴투스)와 ‘물가에 돌튕기기’(게임빌). 모바일 게임업계 쌍두마차격인 컴투스와 게임빌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히트를 친 상품이다.

두 업체는 모바일 게임을 잇따라 출시, 청소년에게 지하철과 버스에서의 무료함을 한방에 날려준 천사 같은 존재다.‘전통’과 ‘새로움’으로 각각 주목을 받으면서 게임업계 선두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컴투스는 전통게임인 테트리스를 작은 액정으로 옮겨와 모바일 게임 대중화에 공을 세웠고, 게임빌은 놈 시리즈와 물가에 돌튕기기 등 기발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이들 업체의 노력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은 2000년 첫 출발 때 37억원에서 6년 만인 올해는 1800억원대로 커져 있다.



박지영(31) 컴투스 대표와 송병준(30) 게임빌 대표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모바일게임이 막 출발하던 초창기,20대 초반의 어린 나이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뒤 세계시장에서 주목받는 걸작까지 배출해냈다.

이들은 회사를 ‘거느리기’엔 어린 나이에 성공한 X세대 CEO다. 일반 기업에 취직했다면 이제 막 초년병 딱지를 뗄 나이인데,100명이 넘는 조직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게임의 미래 못지않게 이들의 성공 비결과 야망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평범한 공대생이었던 두 사람의 출발은 거창하지 않았다. 졸업을 앞둔 1998년 박지영 사장은 ‘재밌는 거 해보자.’는 생각으로 학교 앞 20평 옥탑방에 사무실을 차렸다.

하드웨어 제조업도 해보고, 검색 엔진도 내놓았지만 실패를 거듭해 2억원의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절망의 끝에서 생각해 낸 사업이 휴대전화 게임. 그는 “휴대전화가 언제 어디서나 가지고 다니는 생활필수품이 되면 이동형 기기의 최후승자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한다.

송병준 사장도 창업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창업동아리 회장을 하며 ‘무엇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인가.’를 고민해 본 뒤 ‘게임’이라는 답을 얻었다.

송 사장의 출발도 순탄치는 않았다.2000년 회사를 세워 온라인 게임을 집중 개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1년 만에 온라인 게임쪽은 접고 사명을 바꾼 뒤 휴대전화용 게임 개발에 몰두한다.

모바일 게임분야에 한 발 먼저 발을 내민 박 사장이 더 높은 고지에 먼저 올랐다.2002년 모바일 테트리스가 큰 히트를 치며 1년 만에 세배 정도로 회사가 커 2003년 매출 118억원, 당기순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이익률은 다소 줄었지만 매출은 지난해 155억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송 사장은 ‘놈’,‘물가에 돌 튕기기’가 유명세를 얻은 지난해부터 본격적 조명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 82억원, 당기순이익 16억원의 건실한 회사로 자리를 굳혔고, 각종 상을 휩쓸었다.

사업은 혼자 잘해서 된 것이 아니다. 이들은 여느 중견 CEO에 뒤지지 않을 만큼 직원들을 잘 챙긴다.

박 사장은 아침 식사를 못하고 나오는 직원들을 위해 아침에 과일팩을 1개씩 매일 준다. 컴투스 박성진씨는 “야근하는 직원들에게 식사비 지원은 물론 늘 간식으로 빵을 제공하는 등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전했다.

송 사장은 직원들이 즐기는 기분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배려한다. 수시로 사내 게임 대회를 열어 아이디어 개발에 동참하고 게임에서 이긴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준다. 막상 자신은 여가도 제대로 즐기지 못할 만큼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고 그는 말한다.

그들은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벼르고 있다.40여개국 이동통신사로 게임을 수출하고 있는 컴투스의 박 사장은 “해외 사업의 안정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꿈을 말한다.

미국지사를 설립한 게임빌의 송 사장은 “해외 자본들이 결합해 경쟁자의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의 창의력이면 승산이 있다.”고 자신한다.

이들은 어느 한 쪽을 누르고 올라갈 것으로 여기지는 않는 듯 보였다.“게임빌은 유연한 사고를 가진 조직이며 배울 게 많은 회사”라고 말하는 박 사장에 대해 송 사장은 “서로 배우면서 시장을 같이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2006-07-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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