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의 표심 경쟁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당권주자 8명은 7일 광주·대전 후보합동연설회를 끝으로 대의원과 당원들을 상대로 한 공식 연설회를 마감했다. 그동안 전국 6곳에서 잇따라 열린 연설회를 통해 당권주자들은 대의원과 당원들의 표심을 자극할 만한 각양각색의 키워드를 쏟아냈다. 특히 ‘박근혜’ ‘노무현’ ‘김대업’ 세 사람의 이름은 모든 후보가 연설회 때마다 거론한 ‘3대 키워드’였다.
거의 모든 당권주자들은 가는 곳마다 ‘존경하는 박근혜 대표님’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다시피 하며 친밀감을 과시하는 데 주력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전여옥 후보는 “탄핵의 역풍으로 폐허가 된 천막당사에서부터 제가 박 대표님을 지켰다.”는 말을 빼먹지 않았다. 심지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 후보조차 “존경하는 박근혜 대표님과 5·31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읍소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도 빠지지 않는 키워드다.“무능한 노무현 정권”이라는 말은 연설회 때마다 수십번씩 거론되는 단골메뉴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실험발사를 집중 거론하며 노무현 대통령과 여권의 무능을 비판했다. 정형근 후보는 “노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한마디 말도 없다. 왜 대통령은 북한만 보면 용각산이 되고 마느냐.”고 질타했고, 강창희 후보는 “요즘 북한이 하는 것을 보니 내년 대선에선 김대업이 아니라 김정일이 문제될 것 같다.”고 목청을 높였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목에선 대의원들의 반사적인 박수세례가 쏟아진다.
한나라당에는 ‘원수’나 다름없는 김대업씨 이름도 많은 빈도수를 기록했다.“노무현 정권은 제2, 제3의 김대업 공작을 분명히 만들 것”이라는 주장은 후보들이 공통으로 내세우는 주장이다. 강재섭 후보는 “내년 대선에서도 여권이 제2, 제3의 김대업을 만들어내면 제가 광화문에 가서 드러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광삼 박지연기자 hisam@seoul.co.kr
2006-07-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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