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플레이볼] WBC 4강에 안주 할 것인가

[박기철의 플레이볼] WBC 4강에 안주 할 것인가

입력 2006-03-28 00:00
수정 2006-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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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축구 4강과 2006년 WBC 4강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가치가 있는가 하는 논쟁은 부질없는 일이다. 병아리의 암수를 토론이나 투표로 결론지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모두 대단한 일이고 기대 이상의 성과다.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사상 최강의 멤버로 짜여 내심 우승을 노린다던 포르투갈과 세계 최고의 리그를 운영하는 이탈리아, 스페인을 이겼다.2006년 야구대표팀은 항상 우리를 한 수 아래로 보는 일본을 두 차례나 이겼고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까지 물리쳤다. 월드컵이나 WBC에서 이런 결과를 또 바라볼 수 있을까.

스포츠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축구와 야구의 세계 4강은 반갑기도 하지만 국민들의 기대 수준을 너무 높여 놓은 것 같아 걱정도 된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월드컵과 연계된 금융 상품을 판매하면서 8강 이상이 돼야 특별금리를 지급한다고 한다.16강은 아무 혜택도 없다.16강은 이제 너무 당연하다는 태도다.

야구도 이제 일본 정도는 언제든지 이겨야 한다는 게 팬들의 정서다. 그런데 그렇게 되려면 두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 시설 개선과 팬의 성원이다.2002년 월드컵 당시 K-리그에서 만나자는 붉은악마의 구호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다만 축구 경기장 부족만큼은 경기장 유치 경쟁 덕분에 무려 10개의 경기장이 신축돼 완전 해소됐다.

야구의 경우 팬들의 성원은 지난해부터 되살아나는 기미가 보인다. 하지만 경기장 시설은 갈수록 낙후되고 있다. 돌투성이의 논바닥 그라운드에서 수비를 하다가 깨끗한 메이저리그 경기장에서 뛰니 환상적인 수비가 가능했다는 선수들의 탄식섞인 회고를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어부지리일 망정 어쨌든 우승을 차지한 일본은 벌써 다음 대회 유치를 언급하고 있다. 최다승을 거둔 나라이며 일본 정도는 항상 이겨달라는 팬들의 희망을 짊어진 한국은 경기장이 없어 그저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처지다.

결국 하루라도 빨리 돔구장 건설을 비롯한 경기장 시설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장 유치 경쟁이 과열되자 당시 정부는 5개 도시에만 국고를 지원하고 나머지 도시는 스포츠복권을 통한 기금으로 지원했다. 금년이면 축구경기장 지원금을 모두 상환할 수 있다. 그런데 복권 판매 수익의 3분의2 이상이 야구와 농구에서 얻어진다.

이 기금부터라도 해당 종목에 지원된다면 경기장 시설개선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2006-03-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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