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대표팀이 어부지리로 WBC 4강에 진출하자 일본 언론들은 믿기지 않은 듯 “기적”을 연발했다. 반면 낙승이 예상됐던 멕시코전에서 패해 탈락한 미국은 헤어날 수 없는 충격에 빠졌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17일 미국-멕시코전이 끝난 직후 ‘미국이 졌다!일본 기적의 4강’이라는 기사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일본의 준결승 진출이 결정됐다.”고 긴급기사로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일본 준결승 진출, 낭보에 흥분한 일본선수단’이란 기사를 통해 일본선수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타전했다.
낙담한 채 TV중계를 지켜보던 선수들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이번에는 지지 않겠다.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 선수는 “한국에 삼세판이란 말이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준결승 진출로 경기가 열리는 샌디에이고로 선수단이 이동했고, 희망선수에 한해 연습을 실시했다고 전했다.NHK는 한국과 3번째 대결하게 됐다는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지옥에서 천당으로, 다시 지옥으로 떨어진 미국의 언론들은 “충격적”이란 말을 반복해 전했다.
AP통신은 “4강에 티켓을 허무하게 내줬다.”면서 “최고 스타로 구성된 것을 감안하면 기절할 만큼 충격적”이라고 논평했다.USA투데이는 ‘산산조각난 미국의 꿈’이란 기사에서 멕시코가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미국팬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만만한 상대가 없었던 게 유감”이라며 미국팀의 졸전을 혹평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2006-03-18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