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미국이 승엽에 홀딱 반했다

[WBC] 미국이 승엽에 홀딱 반했다

이종락 기자
입력 2006-03-15 00:00
수정 2006-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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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거포에서 세계의 거포로.’

14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조별리그(1조) 한국-미국 경기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3루쪽 한국 더그아웃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선발 등판한 미국의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에게 한 점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윌리스는 지난 9일 캐나다전에서 2와3분의2이닝 동안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지난해 22승(10패)으로 메이저리그 양대리그를 통틀어 최다승을 올린 초특급 투수다.

경기 초반 다소 위축됐던 한국 타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히어로는 역시 이승엽(요미우리)이었다. 이승엽은 1회 2사 후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윌리스의 초구를 통타, 우중월 1점포를 뿜어냈다. 이승엽은 이날 홈런으로 아시아라운드 2차전 중국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것은 물론 이번 대회에서 5홈런과 10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부문 1위로 나섰다. 게다가 이승엽의 홈런은 취약점으로 꼽혔던 좌완 투수로부터 빼낸 것이어서 그의 타격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알렸다.

특히 4회 이승엽의 세 번째 타석에서 벌어진 장면은 메이저리그가 이승엽의 진가를 인정한 대목이다. 미국의 두 번째 투수인 댄 휠러(휴스턴)는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자 벅 마르티네스 미국대표팀 감독으로부터 고의 4구로 걸리라는 지시를 받았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더이상 점수를 주면 힘들다고 판단,‘세계적인 홈런타자’ 이승엽에게 정면 승부를 피하도록 지시한 것.3년 전 이승엽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때 어느 팀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을 상기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이승엽은 6회 희생타를 때려 한국의 7번째 득점을 올렸고,8회 우전안타와 두 차례 볼넷을 골라내는 등 이날 전타석 출루 등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펼쳤다.

이승엽은 WBC에서의 맹활약으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이 성큼 다가왔다. 미국 언론들은 연일 이승엽을 대서특필하며 새로운 월드스타 탄생을 알렸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이승엽에게 홀딱 반했다. 미국에서 30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갖추고 있다.”고 극찬,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2006-03-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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