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야구도 대~ 한민국”

시민들 “야구도 대~ 한민국”

입력 2006-03-15 00:00
수정 2006-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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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팀이 미국 대표팀에 7대 3의 대승을 거두자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은 일제히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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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중구 명동입구 길거리에서 시민들이 모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미전을 관람하던 중 한국이 승리하자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15일 서울 중구 명동입구 길거리에서 시민들이 모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미전을 관람하던 중 한국이 승리하자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결승전은 아니었지만 한국을 미국 더블A팀 정도라고 폄하하던 미국 대표의 콧대를 꺾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기쁨은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당시에 못지 않았다. 경기 시작 전에는 사실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승엽의 솔로홈런 후 경기 내내 리드를 지켜가는 대표팀을 보며 시민들은 식당, 기차역, 터미널 등에서 TV 앞으로 몰려들었다.

사무실에서 경기를 봤다는 회사원 박윤선(30)씨는 “전력상 질 것이란 생각에 업무만 보고 있었다. 그러나 시종일관 압도하는 대표팀을 보며 2002년 월드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경기를 봤다는 나효준(28)씨는 “공 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식이 오갔는데 특히 최희섭이 3점포를 터뜨리는 순간 모두가 펄쩍 뛰어 올랐다.”며 기뻐했다.

회사원 정용준(29)씨는 ”한국 야구가 세계 무대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 수준에 올랐다는 점을 보고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역에서 목포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이영희(56)씨는 “오만하던 일본도 못이긴 미국을 우리가 보란 듯이 이겨서 자긍심을 느낀다.”며 말했다.

서울 이문동 한국외국어대에서 100여명의 학생들과 경기를 지켜본 이재훈(25)씨는 “여학생들도 큰 관심을 보이는 등 마치 2002년 월드컵과 같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업 중 휴대전화 문자로 중계를 봤다는 대학생 조인준(28)씨는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에는 조용한 강의실 여기저기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제 야구도 거리응원이 필요한 것 아니냐.”며 기뻐했다.

이화여대 목동병원 1층 대기실에서는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 등 60여명이 숨을 죽이며 경기를 지켜 봤다. 박병옥(59)씨는 “낮 12시30분쯤 진료가 끝났는데 야구경기에 발목이 잡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집에 못 갔다. 술 때문에 병원에 왔지만 한국팀의 승리로 오늘 밤 또 술을 마시게 될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넷 포털에는 시간당 1만 여건의 댓글이 달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아이디 ‘무량수전’은 “경기가 끝나자 머릿속이 멍해지고 한줄기 눈물만 흘러 내렸다. 스포츠에 이렇게 감동하기는 홍수환이 카라스키야를 KO시켰을 때,2002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했을 때 이후로 처음”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2006-03-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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