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美 깨던 날] 역사 106년·출전선수 연봉 6배差

[한국야구 美 깨던 날] 역사 106년·출전선수 연봉 6배差

이종락 기자
입력 2006-03-15 00:00
수정 2006-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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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메이저리그 간판스타들로 구성된 미국을 꺾은 것은 기적을 일군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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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905년 미국에서 야구를 받아들였지만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는 24년에 불과하다.

선수층이나 규모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1876년 출범한 미국 프로야구는 30개의 메이저리그구단 산하에 트리플, 더블, 싱글A팀들을 두는 등 프로선수들만 1000여명에 달한다. 여기에 스포츠에 열광하는 미국인들의 특성상 전국의 수만개에 이르는 대학과 고교에는 어김없이 야구팀을 두고 지역 리그전을 벌일 정도로 종주국의 면모를 갖췄다.

반면 한국은 프로야구팀이 8개인 것을 비롯해 대학야구 33개, 고교야구팀이 57개에 불과한 ‘척박한 현실’이어서 미국을 이긴다는 자체가 현실성이 없는 ‘꿈’으로만 여겨졌다.

실제로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프로팀의 수준을 더블A에 불과하다며 8강 조별리그에서 전패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양 팀의 수준차는 선수들간의 몸값에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미국의 유력지 뉴욕 타임스가 최근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각국 대표팀의 올시즌 연봉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최종 엔트리 30명의 몸값은 1억 5100만달러(약 1480억원)인 반면 한국 대표선수 30명의 올 연봉 합계는 약 257억 9300만원으로 6배 정도 차이가 난다.

특히 미국의 4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양키스)가 올시즌 받는 연봉은 2600만달러(약 254억원)로 14일 한국의 선발 라인업 전체 연봉의 5.5배에 달했다. 로드리게스의 연봉은 두 팀 최저 연봉 선수인 전병두(기아)의 3400만원에 무려 747배다. 그러나 그는 한국전에서 2개의 삼진 등 5타수 무안타로 망신을 당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이 미국을 꺾을 수 있었던 비결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공이 크다. 이들은 메이저리그에서의 풍부한 경험으로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미국 선수들 개개인의 특성을 훤하게 꿰뚫고 있었다. 박찬호(샌디에이고) 등은 국내파 투수들에게 공략 방법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의 빅리그 진출은 그동안 우물 안에 머물던 한국 야구가 국제화되는 계기가 되는 한편 국내 야구 팬들의 시야도 더욱 넓혀 한국 야구의 질적인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2006-03-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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