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일본 공격 숨통 끊은 4회 그림같은 수비

[WBC] 일본 공격 숨통 끊은 4회 그림같은 수비

임일영 기자
입력 2006-03-06 00:00
수정 2006-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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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림팀’의 마술같은 다이빙캐치가 ‘일본야구의 심장’ 도쿄돔을 침묵의 바다로 만들었다.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최종전.0-2로 일본에 끌려가던 한국은 4회말 2사만루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타석엔 이번 대회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는 니시오카가 들어섰다. 봉중근의 2구는 가운데로 몰렸고 니시오카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아갔다. 라인드라이브로 뻗어나간 타구는 우익선상을 완벽하게 꿰뚫는 것처럼 보였지만 우익수 이진영(26)은 전력질주를 한 뒤 그라운드에 몸을 날렸다.

바닥에 심하게 부딪힌 충격에 한동안 무릎을 꿇고 있던 이진영은 잠시 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고, 그의 글러브 속엔 공이 오롯이 남아있었다. 순간 도쿄돔을 가득 메운 5만 관중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쉽사리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수비에 일본팬 역시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만일 이진영이 타구를 잡지 못했다면 사실상 경기는 끝이었다.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아 0-5가 됐다면 한국 마운드는 순식간에 무너지고 타자들도 의욕을 잃었을 터. 이진영 스스로도 지난 1년 여의 마음고생을 한 순간에 훌훌 털어버린 순간이었다.

이진영은 2004년말 ‘병풍’에 휘말린 탓에 당초 29명 최종엔트리 합류가 유동적이었지만, 이날의 수비 하나로 김인식 감독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한국 야수들의 매혹적인 수비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일 타이완전에서도 2-0으로 앞선 9회말 2사 1,3루의 핀치에서 타이완 잔즈야오의 타구를 유격수 박진만(30)이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며 토스 아웃시켜 승리를 이끌었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06-03-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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