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유적 첫 조사보고서 발간 조유전 토지박물관장

개성공단 유적 첫 조사보고서 발간 조유전 토지박물관장

김미경 기자
입력 2006-01-16 00:00
수정 2006-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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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북한에서 남북이 함께 문화유적 발굴조사를 벌인 만큼, 앞으로도 체계적인 공동조사가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4년 개성공업지구(개성공단) 1단계 부지에서 시작된 남북 최초의 공동 문화유적 조사를 담은 학술보고서가 최근 나왔다.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과 북한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 등 50여명이 함께 벌인 작업의 산물이다. 토지박물관 조유전(64) 관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400쪽이 넘는 두꺼운 학술보고서를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현재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100만평 규모의 개성공단 1단계 부지 내에서 남북 학자들이 벌인 문화유적 지표·시굴·발굴조사는, 개발지역에 산재하는 문화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남북이 뜻을 모아 시작했다.

개발사업으로 파괴될지도 모르는 우리 민족의 문화유적을 보존하자는 공동의 목표를 세운 결과, 현장조사가 끝난 뒤에도 실무자들이 1년여간 만나 공동보고서 발간이라는 결실을 보았다.

조 관장은 “보고서를 만들면서 시대구분·학술용어 등 이견이 있었지만 차분히 논의한 결과 만족할 만한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이번 공동조사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혔으며, 향후 문화·학술교류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남북 조사단은 적지 않은 성과를 얻었다. 구석기 타제석기부터 조선시대 백자편까지 모든 시기에 걸친 다양한 유물을 확인한 것. 이 중 삼국시대 전기 주거지 내부시설인 ‘ㄱ’자형 온돌은 중부지방 주거지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구석기시대 문화상을 잘 보여주는 주먹도끼가 개성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굴됐으며, 임진강 일대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빗살무늬 토기편도 출토됐다.

조 관장은 “각종 주거지와 건물지, 분묘 등을 조사하면서 남북을 아우르는 시대별 생활상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면서 “북한에서도 개발에 앞서 문화유적 보존을 고려해야 한다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향후 개발과 관련한 북한 유적지 보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민속박물관장, 국립문화재연구소장 등을 거쳐 지난해 말 토지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긴 조 관장은 우리나라 유적 발굴사(史)의 산 증인. 그는 “30년 넘게 발굴·보존에만 주력하다가 개발과 관련된 토지박물관으로 옮기려니 고민이 컸다.”면서 “그러나 개발과 발굴, 보존은 결국 함께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01-1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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