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취재’ 사과] MBC, 존립 위기감에 자구책

[‘PD수첩 취재’ 사과] MBC, 존립 위기감에 자구책

홍지민 기자
입력 2005-12-05 00:00
수정 200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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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4일 밤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PD수첩’의 취재방식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취재윤리 위반을 둘러싼 문제의 심각성 때문이다.

MBC가 이날 오후 4시30분 최문순 사장 주재로 2시간여 동안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신속하게 논의하고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기로 한 것도 자칫 윤리문제로 인해 ‘MBC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이 자리에는 PD수첩 최승호 CP와 한학수 PD도 참석했다.

PD수첩팀은 YTN 보도의 사실 여부에 대해 “PD수첩팀이 인터뷰과정에서 유도성, 강압성 질문이 있었고, 취재 윤리를 심각하게 어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연구원들을 만나기 앞서 생명 공학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인터뷰는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취재 관련 메일을 보낸 사실도 인정했다. 이에따라 6일 방송예정이던 후속보도는 불투명해졌다.

MBC측은 하지만 취재윤리 위반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자신들이 제기한 배아줄기세포 진위 문제에 대해서는 “과학계가 나서서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MBC측은 사과 방송에 이어 “ 배아줄기세포 논란은 남아 있다.”면서 “과학계가 검증 통해 진위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하고, 황우석 교수도 연구실에 복귀, 진위 논란에 답하고 연구에 임하길 바란다.”면서 오히려 과학계에 책임을 묻는 자세를 보여 네티즌 등으로부터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MBC가 올해 각종 비리 의혹과 사건·사고 등으로 시청자에게 사과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이미 공공방송으로서의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이번 취재 윤리 위반을 시인한 MBC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MBC는 지난 1월 제작진의 명품가방 수수와 관련해 ‘뉴스데스크’에서 사과방송을 한 것을 시작으로 6월에는 파일럿 프로그램 ‘파워TV’의 ‘극기지왕’ 코너에서 1박2일간 촬영한 화면을 2박3일간 촬영한 것처럼 조작 편집해 물의를 빚고 사과문을 냈다.

또 7월에도 ‘음악캠프’ 생방송 중 인디밴드의 알몸 노출 사건으로 사과했고,8월에는 중국영화의 한 장면을 실제 ‘731부대’의 생체실험 발굴영상인 것처럼 보도한 사건과 검·경·언 로비 의혹사건에 자사 직원이 연루된 사건으로 연이어 사과방송을 하기도 했다.

10월에는 상주 참사로 MBC ‘뉴스데스크’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5-12-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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