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보(5∼21) 1990년대에는 프로기사나 아마추어나 모두 화점에 두었다. 다케미야 마사키(武宮正樹) 9단이 창안한 우주류가 대유행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소목에 두면 겉으로는 ‘어이, 대단한 걸’이라고 말하면서, 속으로는 ‘쫀쫀하게 소목에 두다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어느새 유행이 소목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화점에 두면 ‘실속 없는 수를 좋아하다니 하수로군.’이라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단, 같은 소목이라도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 과거에는 좌변 백의 향소목에 흑이 걸친다면 첫 수는 거의 (참고도1) 1과 같은 높은 걸침이었다. 여러 변화가 있지만 13까지도 크게 인기를 끌었던 포석이다. 흑 13이 양쪽 벌림이어서 효율적으로 여겨졌었지만 최근에는 백의 실리에 비해 별게 없다는 쪽이 대세이다. 즉 높은 걸침은 왠지 허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수가 흑 5의 낮은 걸침이다. 단, 백 6의 협공에 바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흑 7로 재차 걸친 뒤에 상대의 응수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 이처럼 부분적인 정석에 얽매이지 않고 포석 전체를 보는 것이 최근 유행인데, 유연한 조한승 8단의 기풍에 잘 어울린다.
그런데 백 20이 조 8단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보통은 (참고도2) 백 1로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강동윤 4단은 흑 2를 선수하고 4로 미끄러져 오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좌변은 방치하고 백 20으로 걸쳐간 것이다. 백이 이렇게 나오자 조 8단도 못 참겠다며 곧바로 흑 21의 움직임을 발동시켰다. 초반부터 전면전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참고도 1
참고도 2
그래서 등장한 수가 흑 5의 낮은 걸침이다. 단, 백 6의 협공에 바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흑 7로 재차 걸친 뒤에 상대의 응수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 이처럼 부분적인 정석에 얽매이지 않고 포석 전체를 보는 것이 최근 유행인데, 유연한 조한승 8단의 기풍에 잘 어울린다.
그런데 백 20이 조 8단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보통은 (참고도2) 백 1로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강동윤 4단은 흑 2를 선수하고 4로 미끄러져 오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좌변은 방치하고 백 20으로 걸쳐간 것이다. 백이 이렇게 나오자 조 8단도 못 참겠다며 곧바로 흑 21의 움직임을 발동시켰다. 초반부터 전면전이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2005-11-29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