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지에 가까운 중·고생의 신용의식

[사설] 무지에 가까운 중·고생의 신용의식

입력 2005-11-15 00:00
수정 2005-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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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소중함과 관리 방식을 모르는 것을 ‘신용문맹’이라고 한다. 이 말은 문자를 모르면 사회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것처럼 신용을 모르면 경제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글을 가르치듯 신용도 가르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신용불량자가 360여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우리의 상황은 신용교육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중·고생들의 신용의식은 거의 문맹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초·중·고교생 4000여명을 대상으로 금융지수(금융IQ, 금융지식을 토대로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는 능력)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각각 중학생은 평균 40.1점, 고교생은 평균 45.2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청소년들의 51.9점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으로 청소년들에 대한 신용교육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은행이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대상자의 28%는 가정이나 학교 어디에서도 금융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또한 신용회복위원회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가 ‘신용관리 교육만 제대로 받았더라도 신용불량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건전한 신용관리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어린 시절부터 배양해 주어야 한다. 그 책임이 가정과 학교에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 스스로 신용관리를 잘해 자녀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체험으로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2005-11-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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