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시민단체 “국민모욕” 반발
국민들이 아직도 독재문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의 발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조 수석은 지난 25일 CBS 인터뷰에서 “현재의 부정적 상황이 언론 때문에 초래됐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있고 국민들은 아직도 독재시대의 지도자와 독재시대의 문화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이어 “국민과 대통령의 코드가 안 맞는 접점을 찾았어야 하는데 우리들도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그러니까 대통령이 자꾸 장기적 혁신을 하려는데 국민들하고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국민을 바보 취급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한마디로 이런 궤변이 없다.”며 “대통령이야말로 과거에 빠져 있는, 미래가 없는 사람이며 국민들은 노 대통령의 새로운 스타일의 독재에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자신들의 문제를 국민에게 전가하는 상식 이하의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으며,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홍진표 정책실장은 “국민들을 독재시대 수준이라고 한 것은 실정(失政)의 책임 떠넘기기이자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조 수석의 발언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독재시대 문화에 살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지 국민을 모독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조 수석도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21세기형 정치를 해달라고 뽑았는데, 주변의 상황들이 권위주의 때의 폭로정치, 음모정치, 음습한 정치 이런 것들을 계속 접하고 있고, 그런 면에서 정부와 국민들간에 의사소통이 잘 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박정현 전광삼기자 jhpark@seoul.co.kr
2005-08-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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