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은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3일부터 10월10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빛/Light-燈, 전통과 근대’ 기획전을 연다. 모두 3부로 나뉜 전시와 함께 우리나라에 처음 전등이 켜진 1887년의 경이로움을 재현하는 이벤트 행사도 열린다.
전시회에는 옛날 ‘전기시대’ 이전의 등잔은 물론 근대의 전등과 일상적으로 사용된 등화구 유물 250여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대부분 한국전력공사의 전신인 경성전기에서 수집했다가 지난 1973년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며, 여기에는 30년대의 공개되지 않은 사진 자료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생활:빛을 찾아서…
이 편에서는 일상생활의 일부로 자리해 어둠을 밝히고, 여기에 종교적·제의적 상징성까지 담아낸 등과 등불의 의미를 되살렸다.
등은 단지 어둠의 해소라는 단순한 기능 외에도 광명, 구원, 초혼 등 다양한 상징성으로 우리와 함께해 왔다.1부에서는 이런 목적으로 사용된 다양한 등화구와 함께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그 속에 녹아든 ‘등불의 감성’을 동영상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전통:빛을 담고서…
등화구는 기능과 용도에 따라 무척 다양한 유형으로 만들어졌다. 어둠을 밝히기 위해 초가 만들어졌으며, 이 초를 바로 세우기 위해 촛대가 만들어졌다.‘초’와 ‘촛대’라는 가장 기본적인 등화구를 근간으로 해 등잔이 생기고, 초롱이 만들어졌으며, 제등과 조족등 등 갖가지 등화구가 나타나 ‘옛날의 밤’을 밝혔다.
전기 이전, 혹은 전기와 무관하게 사용된 이런 등화구는 소재와 형태가 자연친화적이고 독창적이었는가 하면 거기에서 풍기는 이미지도 소박해 우리의 사랑을 받아왔다.
●근대:빛을 모아서…
석유, 가스, 파라핀과 같은 새로운 연료가 등장하면서 등을 자체 제작해서 쓰는 대신 같은 제품을 대량생산해 쓰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불은 더욱 밝아졌고, 사용도 편리해졌으며 이런 변화는 필연적으로 문화의 형태를 바꾸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전기와 전등이 있었다. 소재 변화에 따른 등화구의 변천사를 정리했다.
이와 함께 8월2일 오후 8시 경복궁에서는 1887년 우리나라에 최초로 전등이 밝혀지던 당시를 기념해 건청궁 앞마당에 있던 전등을 복원, 점등하는 행사를 갖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