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로 유명한 중국 작가 모옌(50)은 25일 인터뷰에서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기후나 사람들의 기질이 내 고향 산둥성과 비슷해 이웃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북경사범대학을 졸업한 모옌은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 이후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일련의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떠올랐다.86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붉은 수수밭’을 비롯해 ‘술의 나라’‘탄샹싱’‘풍유비둔’ 등이 대표작.
그는 “예전엔 중국이 한국문화에 영향을 미쳤는데 요즘은 다양한 한국문화가 중국 전역에 퍼지고 있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하루 한편 이상 방영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은 영토는 작지만 정신력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풍부한 것 같다.1997년 IMF사태때 한국민이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산둥성 민담에서 모티프를 얻은 ‘붉은 수수밭’을 포함해 그의 작품속 배경은 늘 고향이다. 그는 “소설가에게 유년기를 보낸 고향은 창작의 모태”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 마을과 소설속 마을은 차이가 있다. 소설에 그려진 고향은 작가의 사상과 이념, 상상력이 부가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술의 나라’등 주요 작품에는 신비하고 신화적인 요소가 많다. 이에 대해 그는 “중국 고대 ‘산해경’처럼 아귀가 딱딱 맞는 이야기보다는 황당한 이야기로 새로운 환상을 나열하는 구조에 끌린다.”고 말했다. 본인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술의 나라’는 술에 관한 세가지 이야기를 통해 인간 욕망의 이면을 날카롭게 분석한 책. 부패관리로 인해 선량한 시민들이 겪는 고난을 묘사, 술에 취한 것처럼 혼미한 중국사회를 우화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규정짓는 또다른 특징은 선악의 불분명한 경계.“인간은 절반은 동물이고, 절반은 신의 경지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그는 “소설가라면 절대기아에 허덕이는 상태에서 인간 본성이 어떻게 변질되는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 중국의 동북공정 등 한국, 중국, 일본 3국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을 바라보는 그의 심정은 어떨까. 먼저 고구려사 문제과 관련,“개인적으로 많이 알지 못한다.”고 전제한 뒤 “내 생각에 고구려의 문화는 한국 문화가 분명하고, 차후 자연스럽게 한국의 역사로 기록될 것으로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일본은 중국과 한국을 침략한 과거가 있기 때문에 신사참배, 교과서 왜곡 등 일본 정부의 행위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하지만 일본 정부가 갖고 있는 군국적 태도와 선량한 시민들의 태도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덧붙엿다.
최근에야 한국 문학작품을 접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드라마·가요 등 대중문화뿐 아니라 문학 장르에서도 본격적인 한·중 교류가 이뤄지길 희망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중국 작가 모옌
중국 작가 모옌
그는 “예전엔 중국이 한국문화에 영향을 미쳤는데 요즘은 다양한 한국문화가 중국 전역에 퍼지고 있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하루 한편 이상 방영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은 영토는 작지만 정신력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풍부한 것 같다.1997년 IMF사태때 한국민이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산둥성 민담에서 모티프를 얻은 ‘붉은 수수밭’을 포함해 그의 작품속 배경은 늘 고향이다. 그는 “소설가에게 유년기를 보낸 고향은 창작의 모태”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 마을과 소설속 마을은 차이가 있다. 소설에 그려진 고향은 작가의 사상과 이념, 상상력이 부가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술의 나라’등 주요 작품에는 신비하고 신화적인 요소가 많다. 이에 대해 그는 “중국 고대 ‘산해경’처럼 아귀가 딱딱 맞는 이야기보다는 황당한 이야기로 새로운 환상을 나열하는 구조에 끌린다.”고 말했다. 본인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술의 나라’는 술에 관한 세가지 이야기를 통해 인간 욕망의 이면을 날카롭게 분석한 책. 부패관리로 인해 선량한 시민들이 겪는 고난을 묘사, 술에 취한 것처럼 혼미한 중국사회를 우화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규정짓는 또다른 특징은 선악의 불분명한 경계.“인간은 절반은 동물이고, 절반은 신의 경지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그는 “소설가라면 절대기아에 허덕이는 상태에서 인간 본성이 어떻게 변질되는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 중국의 동북공정 등 한국, 중국, 일본 3국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을 바라보는 그의 심정은 어떨까. 먼저 고구려사 문제과 관련,“개인적으로 많이 알지 못한다.”고 전제한 뒤 “내 생각에 고구려의 문화는 한국 문화가 분명하고, 차후 자연스럽게 한국의 역사로 기록될 것으로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일본은 중국과 한국을 침략한 과거가 있기 때문에 신사참배, 교과서 왜곡 등 일본 정부의 행위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하지만 일본 정부가 갖고 있는 군국적 태도와 선량한 시민들의 태도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덧붙엿다.
최근에야 한국 문학작품을 접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드라마·가요 등 대중문화뿐 아니라 문학 장르에서도 본격적인 한·중 교류가 이뤄지길 희망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2005-05-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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