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화폐단위 변경 안한다”

與 “화폐단위 변경 안한다”

입력 2004-10-27 00:00
수정 2004-10-2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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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완벽주의자’란 별명을 갖고 있다. 그를 좋아하는 쪽에서는 매사에 치밀하고 논리싸움에서 밀리기 꺼려한다는 측면에서, 싫어하는 편에서는 나무만 보느라 정작 숲은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냉소의 취지로 그렇게 부른다.

2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천 대표는 ‘완벽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경제 회복’과 ‘개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호언한 것이다. 야당은 당장 “궤변”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수고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가운데)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밝게 웃으며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정식기자 oosing@seoul.co.kr
‘케인스의 손을 잡다’

천 대표는 적자 재정을 감수하고서라도 돈을 풀어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힘으로써,‘케인스주의’로 진입할 것임을 확실히 했다. 그의 이날 연설은 동원 가능한 모든 경기부양 방안을 샅샅이 뒤진 것처럼 현란했다.

큼지막한 것만 살펴봐도 (1)내년도 예산 심의과정에서 정부가 제출한 예산규모(131조 5000억원) 확대 (2)190조원에 이르는 연기금의 여유 자금을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민간투자법 개정 (3)투기억제 제도의 조기 완화 등의 방법으로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다.

경기 침체의 장기화에 따른 민심 이반이 방치할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당에서는 연기금 여유 자금이 있다고 하는데 연기금은 나중에 가입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돈”이라면서 “우리의 미래를 담보해서 정치적 인기를 유지하겠다는 얄팍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윌슨의 손을 잡다’

천 대표는 이날 국가보안법 폐지, 친일진상규명법 개정, 사립학교법 개정, 남북관계발전기본법 제정, 호주제 폐지 등 각종 개혁 입법을 연말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을 계기로 여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온건 개혁론’을 일축한 것이다.

그는 “‘경제가 이토록 어려운데 무슨 개혁이냐.’라는 질책이 있지만 우리당이 추진하는 개혁이야말로 경제를 위한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혁의 기회는 한 세대에 한번에 불과하다. 기회가 왔는데도 개혁하지 못하면 사회에 죄를 짓는 것이다.”라고 한 미국의 28대 대통령 윌슨의 말을 소개, 비장감을 나타냈다.

한나라 “얄팍한 발상” 비난

그는 특히 “갑작스러운 관습헌법의 출현으로 국회의 입법권은 물론 우리 헌법 자체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있다.”고 헌재의 위헌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맹비난을 퍼부었다. 박근혜 대표는 “매우 유감스럽다. 진정으로 민생을 걱정한다면 4대 입법부터 철회하라.”고 말했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전 대변인은 논평에서 “천 원내대표는 국민의 기대와 믿음을 저버리고 국정 운영 실패를 사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seoul.co.kr
2004-10-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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