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시대의 징후일까.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찾기 힘들어진 할리우드는 기존의 것을 요리조리 섞는 작업에 들어갔다.지난해 톰 소여·지킬박사와 하이드 등을 섞은 정체 불명의 영화 ‘젠틀맨 리그’가 나오더니,올해도 드라큘라·늑대인간·프랑켄슈타인을 마구 뒤섞은 ‘반 헬싱’이 여름시즌을 노리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다.‘미이라’시리즈로 한몫 챙긴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후속작답게,재미와 스펙터클만큼은 확실하다.서양 문화에서 익숙한 캐릭터들을 마구잡이로 끌어오긴 했지만,반 헬싱과 드라큘라의 대결이라는 큰 뼈대를 중심으로 전개하기 때문에 이야기 구조도 탄탄하다.
반 헬싱은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를 시작으로 이미 여러 영화에서 소개된 캐릭터.연구실에 틀어박혀 드라큘라 사냥에 몰두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바티칸 교황청의 비밀요원으로 탈바꿈했다.거대한 괴물 하이드를 날렵하게 때려잡는 영화 초반부터 그는 현대식 액션 영웅이나 다름없다.
시대를 감 잡을 수 없는 팬터지는 화면과 소품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표현주의 영화 같은 고딕풍의 음침한 배경에서 갑자기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뱀파이어가 하늘을 뚫고 나오는 모습,모양은 중세풍이지만 성능은 최첨단인 각종 신무기 등 영화는 캐릭터의 혼합뿐만 아니라 고전과 현대적 요소도 뒤섞었다.
400년만의 부활이라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 드라큘라 백작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비밀연구를 가로채는 것이 영화의 서두.반 헬싱은 교황청의 명령을 받고 드라큘라에 맞서려 트란실베니아로 떠난다.어둠의 땅에 도착한 반 헬싱은 그곳에서 안나 발레리우스 공주를 만난다.안나는 400년에 걸쳐 드라큘라와 전쟁을 벌여온 발레리우스가의 마지막 후손.하나뿐인 오빠는 늑대에게 물려 늑대인간으로 변했다.
그 다음부터 줄거리야 뻔하지만 영화는 잠시도 한눈팔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친다.케이블캠을 이용해 시속 80㎞로 카메라를 이동시키는 고공촬영 덕에 마을을 공격하는 뱀파이어의 시점숏은 함께 비행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아찔하다.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캐릭터의 모습도 입이 떡 벌어지게 신기하고,화려한 가면무도회와 마을을 통째로 세운 정교한 세트 등 볼거리도 가득하다.
화면은 어두운 편이지만 모험과 스릴과 액션이 있다는 점에서 ‘미이라’와 거의 비슷한 느낌을 주는 영화.아무 생각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완벽한 오락영화다.반 헬싱에는 ‘엑스맨’에서 울버린 역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휴 잭맨이,안나는 ‘언더월드’로 액션스타 대열에 오른 케이트 베킨세일이 연기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스티븐 소머즈 감독 ‘반 헬싱’
반 헬싱은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를 시작으로 이미 여러 영화에서 소개된 캐릭터.연구실에 틀어박혀 드라큘라 사냥에 몰두했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바티칸 교황청의 비밀요원으로 탈바꿈했다.거대한 괴물 하이드를 날렵하게 때려잡는 영화 초반부터 그는 현대식 액션 영웅이나 다름없다.
시대를 감 잡을 수 없는 팬터지는 화면과 소품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표현주의 영화 같은 고딕풍의 음침한 배경에서 갑자기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뱀파이어가 하늘을 뚫고 나오는 모습,모양은 중세풍이지만 성능은 최첨단인 각종 신무기 등 영화는 캐릭터의 혼합뿐만 아니라 고전과 현대적 요소도 뒤섞었다.
400년만의 부활이라는 음모를 꾸미고 있는 드라큘라 백작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비밀연구를 가로채는 것이 영화의 서두.반 헬싱은 교황청의 명령을 받고 드라큘라에 맞서려 트란실베니아로 떠난다.어둠의 땅에 도착한 반 헬싱은 그곳에서 안나 발레리우스 공주를 만난다.안나는 400년에 걸쳐 드라큘라와 전쟁을 벌여온 발레리우스가의 마지막 후손.하나뿐인 오빠는 늑대에게 물려 늑대인간으로 변했다.
그 다음부터 줄거리야 뻔하지만 영화는 잠시도 한눈팔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친다.케이블캠을 이용해 시속 80㎞로 카메라를 이동시키는 고공촬영 덕에 마을을 공격하는 뱀파이어의 시점숏은 함께 비행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아찔하다.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캐릭터의 모습도 입이 떡 벌어지게 신기하고,화려한 가면무도회와 마을을 통째로 세운 정교한 세트 등 볼거리도 가득하다.
화면은 어두운 편이지만 모험과 스릴과 액션이 있다는 점에서 ‘미이라’와 거의 비슷한 느낌을 주는 영화.아무 생각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완벽한 오락영화다.반 헬싱에는 ‘엑스맨’에서 울버린 역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휴 잭맨이,안나는 ‘언더월드’로 액션스타 대열에 오른 케이트 베킨세일이 연기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2004-07-23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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