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이 있는 곳을 순례하는 마음으로,우리가 가진 공동의 인간성을 증언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작가로서 세상의 여러 사람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있기에 한국을 많이 배우고 싶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컬러 퍼플(The Color Purple)’ 원작자로 퓰리처상 수상자이자,‘21세기 여성주의를 꽃피웠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인권운동가 앨리스 워커(60)가 25일 한국을 방문했다.자신의 책 번역출간 기념 및 평화운동 행사와 관련,‘문화세상 이프토피아’ 초청으로 방한한 그녀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주창한 ‘우머니즘(womanism)’과 이라크 전쟁 등에 대한 소견을 털어놓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주장하는 용어로 백인 여성들의 페미니즘보다 더 깊고 심오하다.”고 ‘우머니즘’을 소개한 그는 “우리는 백인 남성뿐만 아니라 백인 여성으로부터도 억압받았는데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우리 나름의 생각을 전하려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는 “부시가 있는 백악관 앞에서 25명과 함께 반대시위를 하다가 체포되기도 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준 뒤 “석유 때문에 벌어진,창피하고 토할 것처럼 말할 수 없이 나쁘고 불필요한 전쟁”이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자기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고난의 성장기’를 들려주기도 했다.아프리카 남아공화국처럼 인종차별주의가 구조화된 미국 남부에서 태어난 그녀가 자라며 체험한 불평등의 세계는 자연스레 그녀를 인권운동가로 성장하게 했다.17세때 고향을 떠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인권운동에 참여해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따라다녔다는 그녀는 ‘오늘의 워커’를 키워낸 가장 큰 힘은 어머니였다고 강조했다.“정원을 보아라.모든 색의 꽃이 있는데 그 중 어떤 꽃도 다른 색의 꽃보다 우월하지 않다. 인간도 마찬가지다.”라는 어머님의 속삭임은 오늘의 그녀를 만든, 부드럽지만 무서운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자신의 대표 작품인 ‘컬러 퍼플’과 관련 “20년전만 해도 페미니스트들이 이론에만 치중한 채 영성·몸에 대한 이야기를 꺼려한 탓에 의도적으로 몸의 기쁨과 중요성을 달과 댄스 등의 비유로 그렸다.”면서 “작품의 의미는 근친상간·가정 폭력 등 쉬쉬하는 문제를 대화의 장으로 끄집어 낸 데 있다.”고 자평했다.
평화 운동을 하다 알게된 뉴욕 신학대의 현경 교수로부터 한국과 한국여성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어 꼭 와보고 싶었다는 그녀는 “한국 여성들은 관계하고픈 사람과 관계하고 결혼하고픈 사람과 결혼하는 등 자유롭고 즐겁게 살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건넨 뒤 “한국 남성들이 여성들에 깃든 여신의 모습을 보기를 바라며,그것을 볼 수 없으면 평등하고,서로 존중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 등 한국인의 인종차별에 대한 상황을 듣고는 “슬프다.”며 “한국이 가진 가치를 생각해 볼 때 용납될 수 없으며 이런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계속 문제점을 알리고 교육하는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워커는 새달 7일까지 이화여대·부산대 등에서 ‘자연·영성·여성성’‘여성은 언어를 통해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가?’ 등의 주제로 강의를 한다.(02)717-9247,9215.
글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컬러 퍼플(The Color Purple)’ 원작자로 퓰리처상 수상자이자,‘21세기 여성주의를 꽃피웠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인권운동가 앨리스 워커(60)가 25일 한국을 방문했다.자신의 책 번역출간 기념 및 평화운동 행사와 관련,‘문화세상 이프토피아’ 초청으로 방한한 그녀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주창한 ‘우머니즘(womanism)’과 이라크 전쟁 등에 대한 소견을 털어놓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주장하는 용어로 백인 여성들의 페미니즘보다 더 깊고 심오하다.”고 ‘우머니즘’을 소개한 그는 “우리는 백인 남성뿐만 아니라 백인 여성으로부터도 억압받았는데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우리 나름의 생각을 전하려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는 “부시가 있는 백악관 앞에서 25명과 함께 반대시위를 하다가 체포되기도 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준 뒤 “석유 때문에 벌어진,창피하고 토할 것처럼 말할 수 없이 나쁘고 불필요한 전쟁”이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자기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고난의 성장기’를 들려주기도 했다.아프리카 남아공화국처럼 인종차별주의가 구조화된 미국 남부에서 태어난 그녀가 자라며 체험한 불평등의 세계는 자연스레 그녀를 인권운동가로 성장하게 했다.17세때 고향을 떠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인권운동에 참여해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따라다녔다는 그녀는 ‘오늘의 워커’를 키워낸 가장 큰 힘은 어머니였다고 강조했다.“정원을 보아라.모든 색의 꽃이 있는데 그 중 어떤 꽃도 다른 색의 꽃보다 우월하지 않다. 인간도 마찬가지다.”라는 어머님의 속삭임은 오늘의 그녀를 만든, 부드럽지만 무서운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자신의 대표 작품인 ‘컬러 퍼플’과 관련 “20년전만 해도 페미니스트들이 이론에만 치중한 채 영성·몸에 대한 이야기를 꺼려한 탓에 의도적으로 몸의 기쁨과 중요성을 달과 댄스 등의 비유로 그렸다.”면서 “작품의 의미는 근친상간·가정 폭력 등 쉬쉬하는 문제를 대화의 장으로 끄집어 낸 데 있다.”고 자평했다.
평화 운동을 하다 알게된 뉴욕 신학대의 현경 교수로부터 한국과 한국여성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어 꼭 와보고 싶었다는 그녀는 “한국 여성들은 관계하고픈 사람과 관계하고 결혼하고픈 사람과 결혼하는 등 자유롭고 즐겁게 살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건넨 뒤 “한국 남성들이 여성들에 깃든 여신의 모습을 보기를 바라며,그것을 볼 수 없으면 평등하고,서로 존중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 등 한국인의 인종차별에 대한 상황을 듣고는 “슬프다.”며 “한국이 가진 가치를 생각해 볼 때 용납될 수 없으며 이런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계속 문제점을 알리고 교육하는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워커는 새달 7일까지 이화여대·부산대 등에서 ‘자연·영성·여성성’‘여성은 언어를 통해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가?’ 등의 주제로 강의를 한다.(02)717-9247,9215.
글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
2004-05-26 3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