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 이어 ‘배틀로얄Ⅱ’ 완성 후카사쿠 겐타 감독

선친 이어 ‘배틀로얄Ⅱ’ 완성 후카사쿠 겐타 감독

입력 2004-03-18 00:00
수정 2004-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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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을 걷는 부자(父子)의 이야기에는 관성적으로 귀를 기울이게 마련이다.이건 어떤가.아버지가 시작한 영화를 아들이 마무리한 이야기.‘배틀로얄 2-레퀴엠’의 후카사쿠 겐타(32) 감독은 지난해 1월 아버지인 후카사쿠 긴지 감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선친의 뜻을 받들어 작품을 완성했다.

후카사쿠 겐타 감독
후카사쿠 겐타 감독
아버지의 유작으로 데뷔한 후카사쿠 감독은 지난 11일 도쿄 긴자(銀座)의 도에이영화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버지의 생각이 많이 반영된 작품이지만,국제테러 등 1편 이후의 변화한 세계정세를 투영해 보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후카사쿠 긴지 감독은 스크린에 폭력의 미학을 구현한 일본의 대표감독.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등 수많은 감독들이 액션영화에서 그의 작법을 빌려 쓰고 따라갔다.

“아버지는 딱 한 장면만 찍고 돌아가셨다.”는 그는 “속도감 있는 장면들을 좋아한 아버지에 비하면 내가 만든 2편은 감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장면장면을 찍을 때마다 아버지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늘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국제테러와 국제정세에 일일이 간섭하는 경찰국가로 미국을 에둘러 묘사한 것과 관련해서는 “영화속에 등장하는 군사대국을 ‘미국’이라고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면서 “일본도 이라크전에 자위대를 파병했는데,개인적으로는 반대입장”이라고 밝혔다.

일본영화들이 한국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하는 배경을 묻자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2차대전 이후 평화로운 시절을 보내왔다.”며 “따라서 일본영화에는 비극이나 액션장면에 현실감이 결여돼 있다.”고 흥미로운 해석을 하기도 했다.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촬영현장을 쫓아다녔다는 그는 도에이TV 프로덕션의 조감독을 거쳐 ‘배틀로얄’ 시리즈의 각본을 썼다.

도쿄 황수정기자 sjh@˝
2004-03-18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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