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이 맛있대] 인천 동춘동 ‘옥천 올갱이’

[이집이 맛있대] 인천 동춘동 ‘옥천 올갱이’

입력 2004-03-05 00:00
수정 2004-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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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한 다음날 아침 머리가 아프고 속이 뒤집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낄 때 술독을 없애는 데 특효가 있는 음식은 없을까.술꾼들이 공통적으로 지녀온 화두(話頭)가 아닐 수 없다.

동의보감에는 올갱이(다슬기)가 간을 해독하고 간세포를 재생시키는 데 특별한 효과가 있어 숙취 제거 및 지방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적혀 있다.눈의 통증과 어지럼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이 올갱이국을 기막히게 잘 끓이는 집이 있다.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에 있는 ‘옥천 올갱이’.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중국산 올갱이를 취급하는 것과는 달리 이 집은 국내산만을 고집한다.가장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충북 영동 일대 얕은 개울에서 나는 올갱이를 직접 사다 쓴다.올갱이는 길이가 짧고 껍질이 얇은 대신 알맹이는 통통한 것을 최고로 친다.재료도 재료지만 올갱이국은 정성이 없으면 제대로 만들 수가 없다.올갱이를 달여 국물을 내는 데만 5∼10시간이 소요된다.2시간 정도 달이면 국물이 푸른색을 띠게 되는데 이것을 별도로 추려 손님들에게 서비스로 제공한다.일종의 올갱이 진액인 셈이다.알맹이는 일일이 하나하나 손으로 끄집어내야만 한다.

이 과정에 비해 양념은 오히려 간단하다.아욱·부추 등을 넣고 된장으로 간을 맞춘 뒤 다시 한번 끓이면 그야말로 진국이 완성된다.올갱이국을 즐겨먹는 충청북도 민가에서 사용하는 전통 방식이다.올갱이는 충청지방 방언으로 전라도에서는 ‘대사리’나 ‘대수리’,경상도에서는 ‘고딩이’로 불린다.또 이 집은 방 내부 전체를 훈민정음 복사본으로 도배해 올갱이와 함께 ‘토종’ 분위기를 물씬 풍겨 한번 마음먹고 찾을 만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2004-03-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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