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령탑 4인으로 본 2004 K-리그

새 사령탑 4인으로 본 2004 K-리그

입력 2004-01-08 00:00
수정 200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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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의 새 판을 짠다.”

올시즌 프로축구 K-리그는 개막도 하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신생 인천 유나이티드가 가세,13개 구단으로 리그가 운영될 예정인 만큼 풍성해진 데다 새로 사령탑에 취임한 감독들의 면면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감독들은 선수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K-리그 인기 몰이에도 한몫을 단단히 할 것으로 여겨진다.올시즌 K-리그에 뛰어든 새 감독은 모두 4명.수원의 차범근(51),전남의 이장수(48),인천의 베르너 로란트(56),부천의 정해성(46) 감독 등.모두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들로 올시즌 판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감독 경력에서는 정해성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이미 국내외 프로구단의 사령탑을 거치면서 검증도 받았고,능력도 인정받았다.

●차범근 ‘템포축구' 정수 선사

가장 많은 시선을 받는 감독은 역시 1994년 울산 현대에서 물러난 뒤 10년 만에 프로팀 감독으로 복귀하는 ‘차붐’ 차범근 감독이다.98프랑스월드컵 도중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뒤 5년 만에 사령탑을 맡았다.

차 감독은 울산 시절 도입한 ‘템포축구’의 완성을 꾀한다는 목표.템포축구는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파워와 강약을 조절하는 차 감독 특유의 전술이다.세계축구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 차 감독은 현대축구에서는 공·수 간격이 더욱 좁아졌다고 판단,‘빠른 패스,과감한 돌파’를 강조한다.이번 동계훈련에서도 이 점에 주력하고 있다.

●이장수 ‘경험+카리스마 강점'

6년간의 중국생활을 접고 K-리그에 복귀한 이장수 감독에 대한 기대도 크다.2000년 충칭,지난해에는 칭다오를 중국 FA컵 정상에 올려놓고 ‘금의환향’한 이 감독은 천안 일화가 93∼95년 3연패할 때 코치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정상 도전에 나선다.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그는 “K-리그는 많은 팀들이 보수적인 축구를 해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며 “강한 압박과 빠른 패스로 많은 골을 넣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선수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가운데 중국리그보다 한 수 위인 K-리그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가 주목된다.

●로란트 “골 넣지 않는 축구는 NO”

올시즌 K-리그의 유일한 외국인 사령탑인 로란트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860뮌헨을 10년간 맡으며 3부리그에 맴돌던 팀을 1부리그로 끌어올린 경력에서 보듯 탁월한 조련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78∼82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범근 감독과 선수생활을 했던 미드필더 출신으로 “골을 넣지 않는 축구는 선수와 팬 모두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게 지론.

다혈질이면서도 부지런한 성격인 로란트 감독은 그동안 프로는 물론 실업·대학팀들을 샅샅이 뒤져 쓸 만한 자원을 모아 독일식 훈련을 통해 전력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정해성 “히딩크식 실리축구 재현”

정해성 감독은 13년여의 코치생활을 청산하고 생애 첫 감독 타이틀을 단 새내기.2002월드컵 대표팀의 코치로 1년6개월 동안 거스 히딩크 감독 밑에서 선진 시스템을 습득한 게 최대의 자산이다.

수비수 출신의 정 감독은 “지난 시즌 꼴찌에 그쳐 침체된 팀 분위기를 되살리기는 게 급선무”라며 “져도 깨끗이,이겨도 깨끗이”라는 신념으로 동계훈련장을 달구고 있다.

정 감독의 축구는 스리백을 기본으로 한 압박축구.“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배운 것을 바탕으로 실리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벼른다.

곽영완기자 kwyoung@

■최장수·최단명 감독은 누구

지난 1983년 프로축구 K-리그가 출범한 뒤 지금까지 거쳐갔거나,머물고 있는 감독들은 이번 시즌 두 번째 사령탑에 오른 차범근(수원) 이장수(전남) 감독을 포함해 모두 54명.

신임 감독들은 해당 시즌 성적에 따라 장수를 하기도 했고,불과 몇 달만에 도중하차하는 등 취임 원년의 성적과 운명을 같이했다.

국내 최장수 감독은 최근 은퇴한 김호 전 수원 감독.84년 한일은행 사령탑에 오른 뒤 현대와 수원을 거치면서 지난해까지 무려 14시즌을 버티며 통산 188승136무151패를 기록했다.첫 해 성적은 5승11무12패로 저조했지만,현대로 옮긴 88년 이후 이후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99년 전관왕을 포함해 모두 두 차례 정규리그 우승과 7차례 컵대회 우승을 이끌어냈다.

반면 2000년 6월15일 울산의 임시 사령탑에 오른 정종수 감독대행은 67일 만에 지휘봉을 넘겨줘 최단명 감독으로 이름을 남겼다.외국인 감독으로는 94년 10월 박성화 전 감독의 후임으로 부천 유공(현 부천 SK)의 지휘봉을 잡은 니폼니시 감독이 가장 명을 오래했다.98년 시즌을 끝으로 한국을 떠날 때까지 4년여 동안 정규리그 2위(94년),아디다스컵대회 우승(96년)을 이끌었다.

96년 대우에서 이름을 바꾼 부산의 신임 사령탑 샤키 감독은 전기리그 9개팀 가운데 7위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7월말에 도중하차,가장 빨리 옷을 벗은 외국인 감독으로 기록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
2004-01-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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