健保 직영 병원이 과당 진료비 청구 1위/ 과잉진료탓? 심사기준탓?

健保 직영 병원이 과당 진료비 청구 1위/ 과잉진료탓? 심사기준탓?

입력 2003-10-07 00:00
업데이트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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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병원보다 국·공립병원에서 과잉진료를 더 하나(?)

6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성순(민주당)·남경필(한나라당) 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직접 운영하는 일산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진료비 심사결과,종합병원 중에서 심사조정액(삭감금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청구한 진료비 중에서 무려 18억 572만 1000원이 깎였다.

전문가들은 우선 심평원이 병원측에서 정상 진료행위가 아닌 ‘과잉진료’ 등을 한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환자가 기침이 심해 병원에 갔는데 단층촬영(CT)까지 했다며, 진료비에 포함시켜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할 경우 심평원이 적정진료로 인정하면 보험급여가 나오고 인정하지 않으면 그만큼 삭감된다.하지만 최근 신의료기술이 의료현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심평원이 심사항목에 없다며 인정하지 않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이는 곧 의료 메커니즘의 문제로 연결된다.심사기준 자체가 일선 병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잘못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병원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도 또다른 요인으로 꼽힌다.일산병원의 경우 개원 이래 만성 적자에 허덕여 경영정상화를 위해 과잉청구한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모델병원’이 과잉진료

일산병원은 건강보험 발전을 위한 ‘표준 모델병원’을 표방하며 지난 2000년 3월 문을 열었다.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누적적자만 349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공단이 직접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이지만 정작 심평원이 마련한 진료비 심사기준에는 가장 안맞는 진료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지난해의 경우,561억원을 총진료비로 청구했지만 18억여원이 깎였다.

역시 같은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암센터도 지난해 심평원이 깎은 진료비가 10억 7000만여원으로 종합병원중 4위였다.서울보훈병원도 9억 7000만여원이 삭감돼 6위를 기록했다.민간의료기관보다 국·공립병원에서 더 과잉진료를 한다고 볼 소지가 큰 셈이다.

김성순 의원은 “공공의료기관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심사기준이라면 의료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평원관계자는 이에 대해 “심사기준은 모든 기관에 동일하게 적용되며,잘못된 게 없다.”면서 “청구액수 자체가 커서 상대적으로 삭감액이 크거나,청구상의 착오가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평균보다 삭감률 높아

지난해 일산병원의 조정액률(조정금액÷총청구진료비×100)은 3.22%로 종합병원 평균(1.93%)보다 훨씬 높다.올해도 5월까지 조정액률은 2.07%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종합병원 평균(1.64%)을 웃돌았다.

일산병원은 특히 과다진료 청구가 많아 현재 15개 진료과목중 내과,신경외과,성형외과 등 11개 진료과목이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있다고 남경필 의원은 밝혔다.

홍원표 일산병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답변을 통해 “고가 항생제의 사용량을 낮추는 등 진료비 청구금액을 줄이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면서 “개원한 지 3년밖에 안된 신생 병원이라 모든 것이 서툴렀던 것이 삭감률이 높은 원인이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
2003-10-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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