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워크아웃 ‘눈물 사연’ 폭주

개인 워크아웃 ‘눈물 사연’ 폭주

입력 2002-12-26 00:00
수정 2002-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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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체 특례복무로 받는 월 60만원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처와 아이를 먹여 살릴 수 없었습니다.신용카드가 하나둘씩 늘어났고 빚이 순식간에 엄청나게 불어났습니다.얼마 전 이혼까지 당하고서 죽을 결심도 했지만 아이를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제발 도와주십시오.”

“친구에게 1000만원을 대출로 빌려준 뒤 받지 못해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는데,저는 워크아웃 신청자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합니다.방법이 없겠습니까.”

지난 24일 개인 워크아웃(신용회복) 지원자격이 대폭 확대되면서 관련업무를 담당하는 신용회복지원위원회에 신용불량자들의 상담과 문의가 빗발치고있다.신청자격이 기존 ‘3개 이상 금융기관에 걸쳐 총 채무액이 5000만원 이하인 신용불량자’에서 ‘2개 이상 금융기관,총 채무액 3억원 이하’로 확대돼 대상자들이 크게 늘어난 데다 이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기존 대상자들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지원자격 확대 첫날인 24일 신용회복지원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상담은 113건에 달해 하루 전(30여건)의 4배에 육박했다.이 때문에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가량 인터넷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방문상담도 평소의 2배인200명 수준으로 늘었고,전화상담도 600여건에 달했다.

대부분 상담자들은 자신의 딱한 사정을 호소하면서 ▲워크아웃을 적용받을수 있는지 등에 대해 문의했다.또 “접수비를 5만원씩이나 받는데 돈이 없어서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들을 좀 더 화끈하게 도와줄 수 없느냐.” “서류처리 좀 간편하게 해달라.”는 등의 건의도 많았다.

위원회 관계자는 “문의가 쇄도해 업무량이 폭주하는 바람에 상담원뿐 아니라 심사인력까지 모두 상담에 매달려야 했다.”면서 “특히 인터넷 상담의경우 답변이 늦어지는 데 대한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급하게띄우기도 했다.”고 말했다.위원회는 신용불량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상담·심사인력을 대폭 늘리는 등 업무와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또 개인워크아웃 적용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심의위원회도 출범 두 달 후인 지난 23일에야 열었지만 앞으로는 매주 한 차례 이상 열 계획이다.

위원회관계자는 “그동안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비협조적이었을 뿐 아니라 지난 11월1일 워크아웃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 열흘이 지나서야 첫 지원자가 나오는 등 어려움이 컸지만 이제는 정상궤도에 진입한 듯하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2002-12-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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