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더 악화땐 국채매입 검토”그린스펀,의회 청문회서 언급

“경기 더 악화땐 국채매입 검토”그린스펀,의회 청문회서 언급

입력 2002-11-15 00:00
수정 2002-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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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 경제에 대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전망은 아직은 낙관적이다.13일 상·하원 경제위원회 합동청문회에서 그는 미 경제가 증시침체 등으로 ‘연약한 상처(soft patch)’를 받았지만 균형을 잃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대책은 필요없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면 금리인하 이외의 다른 조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소비가 둔화된 것은 분명하고 기업의 투자는 부진하다고 지적,경기의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경기 진단과 전망

지난해 침체에도 잘 버텼으나 최근 몇가지 요인이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회계 스캔들,증시 침체,기업투자 감소,이라크 전쟁에 대한 불안 등은 각종 활동을 위축시켰고 미 경제에 다소 상처를 입혔다.이는 지난 6일 FRB가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때보다 부정적인 견해다.

그러나 전망은 낙관쪽이다.지난 금리인하는 ‘더블 딥’을 방지하려는 일종의 ‘보험’이며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경기가 더 하락하는 증거도 없고 노동생산성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으로서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없지만 필요하다면 금리를 더 움직일 여력이 있으며 설령 ‘제로’ 수준까지 떨어져도 재무성 채권을 구입,시중에 돈을 푸는 방식으로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인플레이션은 억제되면서도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위험은 없다.따라서 불확실성이 내재하더라도 추가적인 자극은 필요없다는 것.

◆둔화되는 소비

몇달전만해도 소비는 강한 ‘힘’을 보였으나 증시 침체와 장래 고용에 대한 불확실성,테러위협의 상존 등으로 최근 둔화됐다.그러나 당초 우려했던 것처럼 소비가 슬럼프에 빠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세금감면과 늘어난 실업수당이 가처분 소득을 늘렸고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할인 판매는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의 버팀목이 됐다.다만 저금리에 힘입은 주택 값의 상승에도 2000년 이후 계속된 증시침체는 가계의 ‘부’는 감소시켰으며 소비지출에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의 세금감면책에는 중도적인 입장을 보였다.2011년 시한이 끝나는 감세법안을 영구적으로 하자는 백악관과 공화당의 주장에 시장은 이미 영구적인 정책으로 보기 때문에 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러나 규모를 줄이거나 폐기하자는 민주당 주장에는 세금감면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므로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암울한 기업투자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이라크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은 생산과 투자,고용 등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회계 스캔들 이후 은행들은 대출을 꺼려 기업들이 은행 돈을 쓰는 데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도 설비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타면 높은 생산성이 예상되는 컴퓨터와 첨단기술 등에 대한 설비투자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현재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높게 유지되는 것은 근로자의 강도높은 업무와 공급 측면에서의 비용 절약 때문이라고 말했다.한편 기업 최고경영자(CEO) 모임인‘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CEO 15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60%가 내년에는 추가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응답한 반면,채용을 늘리겠다는 대답은 11%에 불과했다.기업투자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함을 반영한다.

mip@
2002-11-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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