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 정리’ 약발 안듣는 日증시, 한때 8900엔선 붕괴

‘은행 부실채권 정리’ 약발 안듣는 日증시, 한때 8900엔선 붕괴

입력 2002-10-05 00:00
업데이트 2002-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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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황성기특파원) 4일 도쿄 주식시장은 오전장 개장 직후 8900엔선이 무너졌다.거품 경제 붕괴 후 연일 계속되는 최저치 경신의 순간이었다.곧 강보합세로 돌아서 결국 9000엔선을 회복했으나 주가는 하루종일 출렁였다.

은행의 부실채권 정리라는 일본 정부의 단호한 시그널에도 주식시장은 부정적이다.공적자금을 넣어 은행의 체력을 튼튼하게 하겠다는,누가 봐도 객관적 호재이지만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시장이 시큰둥한 이유는 부실채권 정리가 가져다 주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 ▲부실기업의 재편과 도태를 통한 산업계 활성화 ▲일본 기업의 국제경제력 강화,고용 증대라는 이점보다는 단기적인 부작용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부실채권의 부작용으로는 기업 도산과 대량 실업→생활 불안 확대→개인 소비와 주택신축,기업의 설비투자 축소 등이 꼽힌다.이러한 점을 우려해 재무상태가 부실한 은행이나 건설회사,경영재건에 나선 기업이 무더기로 도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관련 주식의 폭락을 불렀다.

지난 2,3일의 주가하락은 이런 배경 탓이었다.도요타 자동차나 캐논 같은 국제우량주에 사자 주문이 쇄도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뉴욕 시장의 침체도 엎친데 덮친 격이다.

뉴욕증시와의 동조화 심화도 있으나 일본 시장 거래의 5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가가 지난 8월 말부터 내다팔기를 계속하고 있는 점도 도쿄 시장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이들 외국인 투자가는 뉴욕시장에서 본 손해를 메우기 위해 일본 주식을 팔아 현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일본 경제계는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공적자금 투입과 함께 디플레이션 대책도 내놓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전문가들은 “공자금을 투입하더라도 디플레가 멈추지 않으면 부실채권의 신규 발생으로 공자금을 상환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디플레 대책으로 중소기업의 경영지원이나 고용 안정화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자민당 등 여당 내에서는 추경예산 편성의 제안도 나오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부실채권 정리에서 파생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는 디플레 압력을 둔화시키기 위한 감세나 추경을 통한 경기부양,엔저(低)등의 대책을 한꺼번에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marry01@
2002-10-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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