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침체 세계경제 대책 시급

[CEO 칼럼] 침체 세계경제 대책 시급

김주형 기자
입력 2002-09-30 00:00
업데이트 2002-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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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말 우리는 환란이라는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 상황을 맞았다.

이른바 ‘대마불사(大馬不死)’라던 기업들이 하나둘씩 무너지며 우리경제는 크게 위축됐다.이 때문에 기업들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살길을 찾았고,그 과정에서 노사간의 극심한 갈등은 물론 실업과 노숙자,중산층 붕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

다행히 우리는 IMF(국제통화기금)체제로부터 졸업을 하며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등 과거의 멍에를 슬기롭게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경제는 순탄하지 못하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위협과 주식시장 침체,부동산 거품 등이 겹쳐 세계경제의 침체가 우려되고 있다.

IMF는 ‘2002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세계경제의 내년 성장률을 4%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미국의 성장률도 당초 3.4%에서 2.6%로 내려 잡았다.게다가 이라크 전쟁이 일어날 경우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리경제는 낙관적인 분위기가 지배했다.대부분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발표하는등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지금 내수경제를 보면 유동성 과잉과 가계대출 과다,부동산시장 과열,주가 및 환율하락 등 교란요인이 혼재해 있다.

세계경제가 불황 국면으로 치닫는 데다 국내 경제상황마저 적신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국내 소비심리는 위축되고,경기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설비투자는 계속 부진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시중의 넘치는 돈은 부동산 쪽으로 몰리면서 버블로 치닫고 있어 ‘폭탄을 돌리는 듯’ 아슬아슬할 따름이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도 이제 좋은 시절이 지나가고 있다.”며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연말 대통령선거까지 앞둔 우리로서는 경제는 물론 정치·사회부문의 각종변수 탓에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에 대응하는 우리 자세다.과거 우리는 아무런 대비책 없이 IMF를 맞은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정부와 기업들은 각종 경고음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저질렀다.이로 인해 전 국민은 고통속에 빠졌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1000억달러를 넘는다고 하니IMF와 같은 국가적 위기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렇더라도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 여건에서 볼 때 세계경제가 불황 조짐을 보인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동반 침체에 빠져 암울한 미래를 맞을 것인지,철저한 대비책으로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국내 각 기업들이 세계경제 침체에 대비해 위기관리를 준비하고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언론들도 경제위기를 경고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금은 과거 경험을 살려 정부와 기업 모두가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다.정부도 갑론을박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 우리경제가 적정수준을 찾을 수 있도록 처방전을 내놓아야 한다.

이를 외면한 채 대통령선거 등을 의식한 인기위주의 정책을 남발하는 것은 모든 국민의 소망을 저버리는 행위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또 노사 모두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노력해야 한다.

변화와 위험을 예측해 안전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다.

김주형 제일제당 사장
2002-09-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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