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드라마 ‘내사랑 팥쥐’/ 뻔한 선악구도…시청자들 식상

MBC드라마 ‘내사랑 팥쥐’/ 뻔한 선악구도…시청자들 식상

입력 2002-09-16 00:00
수정 2002-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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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부작 월·화드라마 ‘내 사랑 팥쥐’(연출 이진석)가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당초 착한 콩쥐와 못된 팥쥐의 구도를 깨고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겠다던 제작진의 야심찬(?) 의도와 달리 기존 드라마의 선악구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실망과 비난이 크다.

더욱이 회당 600여만원의 파격적인 개런티를 각각 주고 주인공 장나라와 김재원을 출연시키는 등 스타 시스템을 택했지만 시청률이 16.0%(1∼6회까지 닐슨미디어리서치가 조사한 평균시청률)에 머무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제작진은 당초 “콩쥐가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과정과 팥쥐가 주변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을 현실감있게 그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라마를 보면 이같은 공언이 무색하다.여느 드라마처럼 무조건 나쁜 한 사람과 착하고 쾌활한 다른 한 사람이 나오기 때문이다.

콩쥐로 명명된 홍은희(은희원)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가졌다기보다 SBS 주말드라마 ‘라이벌’의 김민정(정채연)처럼 겉과 속이 다른 드라마속악녀의 전형이다.남들 앞에서는 친구 송이를 위해주고 걱정하는 척하지만 테마공원 사장 아들 김재원(강승준)과 장나라(양송이)의 사랑을 방해하기 위해 송이를 위험에 빠뜨리는 등 갖은 계략을 짜내 실행한다.

팥쥐 캐릭터인 송이는 못됐다기 보다 터프하고 귀여우면서 마음이 여린 보통 아가씨에 가깝다.그러나 그의 주변에는 ‘미남 돌쇠’김현성(김래원)이 그를 지켜주는 한편 백마탄 왕자인 재벌2세 강승준이 등장해 신분상승마저 도와줄 기세다.

특히 장나라가 너무 귀여워 극중 설정된 심술맞고 밉상인 팥쥐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아 현실감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드라마에 대한 평보다는 ‘김재원이 멋있다.' 등 열성팬들의 성화가 대부분.드라마 팬이 아닌 탤런트 팬들이 주로 보고 있다는 반증이란 설명이다.

한편 이진석 PD는 “동시간대에 방영돼 30%를 웃도는 시청률을 얻고 있는 SBS ‘야인시대’의 경우 시청자층이 TV로만 드라마를 보지만 ‘내 사랑 팥쥐’의 시청자는 인터넷으로도 드라마를 보기 때문에 TV시청률만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주현진기자 jhj@
2002-09-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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