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지 않으면 큰 일 나겠던데요.”
한국 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전날의 흥분이 미처 가라앉지 않은 15일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 이시혁(사진·42) 팀장은 승리를 예감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전날 시청 앞 광장에서 수십만명의 붉은 악마과 함께 호흡을 같이했던 이 팀장.그는 16강을 간절히 바라는 전 국민의 염원이 선수단에 그대로 옮겨져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붉은 악마 응원과 길거리 응원을 기획한 주인공이다.그래서 4700만명의 응원단장으로도 불린다.
사실 이 팀장은 지난해 8월 붉은 악마 응원단과 공식후원계약을 체결할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전국이 열광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상업적일 수밖에 없는 기업체와 상업적이기를 거부하는 붉은 악마의 만남 자체가 어색한 것이었죠.”
SK텔레콤이 2002 한·일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가 아니라는 점도 부담이었다.‘월드컵’이란 단어조차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응원.당시만 해도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붉은악마의 응원법을소개하자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영화배우 한석규와 붉은 악마가 나오는 ‘Speed 011’ CF가 탄생하는 순간이다.‘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오∼필승 코리아’가 전국민의 애창곡이 됐다.이로써‘응원=붉은 악마=SK텔레콤’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졌다.
물론 이 CF에 불을 당겨준 것은 다름 아닌 국가대표팀이다.월드컵 개막 전 스코틀랜드,잉글랜드를 잇따라 격파하고 프랑스에 아깝게 석패하자 전국이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에도 길거리 응원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그러나 스코틀랜드전을 계기로 길거리에서 응원하는 붉은 악마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불어났습니다.”
이 팀장의 히트작은 응원전 말고도 한둘이 아니다.광고대행사 오리콤을 거쳐 1995년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긴 뒤 내놓은 TTL과 Ting CF는 모두 대박을 터뜨렸다.경쟁이 치열하다는 이동통신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그의 독특한 아이디어 덕분이다.
이 팀장은 “60억원의 돈을 들여 1000억원이 넘는 광고 효과를 냈다는 주변의 평가가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말한 뒤 오는18일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을 위한 아이디어 회의로 발길을 돌렸다.
강충식기자 chungsik@
한국 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전날의 흥분이 미처 가라앉지 않은 15일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 이시혁(사진·42) 팀장은 승리를 예감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전날 시청 앞 광장에서 수십만명의 붉은 악마과 함께 호흡을 같이했던 이 팀장.그는 16강을 간절히 바라는 전 국민의 염원이 선수단에 그대로 옮겨져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붉은 악마 응원과 길거리 응원을 기획한 주인공이다.그래서 4700만명의 응원단장으로도 불린다.
사실 이 팀장은 지난해 8월 붉은 악마 응원단과 공식후원계약을 체결할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전국이 열광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상업적일 수밖에 없는 기업체와 상업적이기를 거부하는 붉은 악마의 만남 자체가 어색한 것이었죠.”
SK텔레콤이 2002 한·일 월드컵의 공식 후원사가 아니라는 점도 부담이었다.‘월드컵’이란 단어조차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응원.당시만 해도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붉은악마의 응원법을소개하자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영화배우 한석규와 붉은 악마가 나오는 ‘Speed 011’ CF가 탄생하는 순간이다.‘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오∼필승 코리아’가 전국민의 애창곡이 됐다.이로써‘응원=붉은 악마=SK텔레콤’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졌다.
물론 이 CF에 불을 당겨준 것은 다름 아닌 국가대표팀이다.월드컵 개막 전 스코틀랜드,잉글랜드를 잇따라 격파하고 프랑스에 아깝게 석패하자 전국이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에도 길거리 응원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그러나 스코틀랜드전을 계기로 길거리에서 응원하는 붉은 악마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불어났습니다.”
이 팀장의 히트작은 응원전 말고도 한둘이 아니다.광고대행사 오리콤을 거쳐 1995년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긴 뒤 내놓은 TTL과 Ting CF는 모두 대박을 터뜨렸다.경쟁이 치열하다는 이동통신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그의 독특한 아이디어 덕분이다.
이 팀장은 “60억원의 돈을 들여 1000억원이 넘는 광고 효과를 냈다는 주변의 평가가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말한 뒤 오는18일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을 위한 아이디어 회의로 발길을 돌렸다.
강충식기자 chungsik@
2002-06-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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