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방일 이틀째 이모저모/ 시민단체 “美日회담은 충성 서약식”

부시방일 이틀째 이모저모/ 시민단체 “美日회담은 충성 서약식”

입력 2002-02-19 00:00
업데이트 2002-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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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방문 이틀째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8일 메이지(明治) 신궁 참배에 이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의 단독·확대 정상회담,공동 기자회견,공식 리셉션,비공식 만찬 등 쉴 틈 없는 일정을 강행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에 대해 “위대한 개혁자로 일본을 지도할 능력을 신뢰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4차례 회담으로 무르익은 우의를 시종 과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상회담 직전 도쿄 시내의 메이지(明治)신궁을 찾았다.짙은 청색 양복에 푸른 넥타이 차림의 부시 대통령은 마중나온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를 비롯,영접객 모두에게 한마디씩 말을 걸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신궁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메이지 신궁을 방문해 방명록에 이름을 써넣고 참배한 뒤 신궁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고이즈미 총리와 합류해 일본의 기마 활쏘기 경기인 야부사메(流鏑馬)를 관람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외국의 국가원수와 함께 신사를 참배할 경우 헌법상의 정교(政敎)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에 따라 동반 참배를 단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의혹 해결에 미국이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미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평가절하’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힘에 따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곤두박질쳤다.

백악관 관리들은 이에 부시 대통령이 디플레이션을 혼동해 ‘평가절하’로 잘못 말한 것이며 두 지도자가 논의한 것은 '평가절하'가 아니라 ‘디플레이션’이라고 긴급 진화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뒤 “불이행 대출,평가절하,규제개혁 등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19일 부시 미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 앞서 반미시위를 준비하면서 부시 대통령을 ‘사령관’으로 고이즈미 총리를 ‘육군 하사관’으로 지칭,관심을 끌었다.

시민단체들은 성명에서 부시대통령이‘제2의 전쟁’을 시작하려 한다면서 고이즈미 총리는 ‘육군 하사관’처럼 ‘사령관 부시’의 명령에 맹목적으로 복종하고 있고 이번 회담은 ‘충성을 서약하는 일종의 의식’일 뿐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은 19일 오전으로 예정된 의회 연설에서 미·일 동맹관계를 찬양하고 고이즈미 총리가 일본을 '개혁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는 사실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이날 언론에 공개한 의회연설문 요약본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과 일본은 위대하고 항구적인 동맹관계 가운데 하나를 구축해왔다.””며 “”태평양 지역의 평화시대는 양국의 동맹관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밝힐 예정이다.

◆미·일 정상회담을 지켜본 경제학자들은 양국 정상이 경제와 관련해 듣기 좋은 말만 했을 뿐 실질적인 내용을 정상회담에 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인 오가사와라 사토루는 “”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을 칭찬했고 고이즈미 총리는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알맹이가 없었다.””며 “”일본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정상회담에 들어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marry01@
2002-02-1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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