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고이즈미 대북논의 저류/ 말은 강경…속으론 대화 손짓

부시·고이즈미 대북논의 저류/ 말은 강경…속으론 대화 손짓

황성기 기자
입력 2002-02-19 00:00
업데이트 2002-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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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황성기특파원] 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8일 첫 방문지인 일본에서도 테러지원국가를 통칭하는 ‘악의 축’ 국가에 대한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이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정상회담을가진 부시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모든 선택 방안을 테이블 위에 놓아두었다.”고 밝힘으로써 이라크·이란·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불사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회담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의 대북 인식에큰 변화는 보이지 않더라도 한국과 일본 정상과의 대면을통해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이전보다는 절실히 느끼게된 계기가 된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고이즈미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일본 정부는 한국·미국 3개국과 긴밀한 협조 속에 북·일 국교 정상화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확인했다.대화 노선을 버리지않겠다는 것으로 이같은 일본 정부의 의지는 미국과도 조율된 것으로 여겨진다.고이즈미 총리는 테러와 테러지원국가에 대한 미국측의 단호한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한반도 유사 상황에 대한 우려를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NHK는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서는 군사행동을 불사한다는 종래 입장을 재확인했으나 북한과 이란은 다소 경우가다르다.”면서 “미·일 양국이 공표하지 않기로 한 회담결과 가운데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채널은 계속해서 열어둔다는 점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똑같은 ‘악의 축’ 국가이지만 이라크와 북한의 차별성이 회담에서 거론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고이즈미 총리가 “테러와의 전쟁은 짧은 시간 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오래 가는 것”이라고 말한 점도 다분히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미국측에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정상의 회담에서는 일본 경제 회생책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경제 회생책과 관련,구조개혁의 끈을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그는 “지지율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어떤 상황이 되든 모든 정책에 우선해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이같은 결의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전면적인 지지를 보냈다.그는 “고이즈미 총리의 눈을 보고 신뢰를 가지게 됐다.”는 말까지 써가며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에 힘을 실어줬다.

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구조개혁은 물론 부실채권의완전정리와 규제 완화,디플레이션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부시 대통령의 이해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그의 발언이 미칠 영향을 감안해 고이즈미 총리에게 경제대책에 관한 구체적 주문은 하지 않았으며“일본에 조언하러 온 게 아니라 지원을 하러 왔다.”고말함으로써 9·11테러 이후 밀월에 들어선 미·일 관계를상징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marry01@
2002-02-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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