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공사입찰제도 변경 추진 관련 건설업체 진흙탕 싸움

재경부 공사입찰제도 변경 추진 관련 건설업체 진흙탕 싸움

김성곤 기자
입력 2002-02-05 00:00
업데이트 2002-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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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가 추진중인 입찰제도 변경을 둘러싸고 건설업체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업체마다 의견이 갈리면서 4조원대에 달하는 시장을 두고현대건설·삼성물산 건설부문·대한건설협회 등이 각각 건의서를 재경부에 내는 등 편가르기와 상호비방전이 나타나고 있다.

[왜 싸우나] 핵심은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와 대안입찰(원설계에 대안제시형 입찰)시 PQ심사(입찰자격사전심사)를없앤다는 대목이다.대신 자금과 관련된 공사수행능력은 주거래은행의 자금조달 확인서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PQ심사는 기술·경영능력평가가 각 30점,설계 40점으로 이뤄져 있다.부채비율이 높은 업체는 공사수주에 불이익을 받는다.

그러나 그동안 턴키나 대안입찰은 건설업체의 기술력 향상을 꾀한다는 본연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재경부가 이번에 개정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이 경우 설계와 기술력이 낙찰자 결정의 주요 기준이 돼부채비율이 높은 업체의 공사 수주가능성은 커진다.반면부채비율이 낮은 업체는 경쟁자가 많아져 반갑지 않다.

[업체간 편가르기] 정부 방침이 알려지자 건협은 긴급 이사회와 회장단 회의를 열어 턴키나 대안입찰제도를 현행대로 두자는 내용의 건의문을 재경부에 제출했다.

그러자 ‘건협 안이 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현대건설,SK건설,쌍용건설,삼환기업 등 31개 업체는 재경부안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맞서 부채비율이 낮은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 LG건설 등 16개업체는 ‘PQ심사 제외가 글로벌 스탠더드이지만 시기상조’라는 의견서를 재경부에 제출했다.

[잡음무성] 업체간 입장차가 커지면서 상호비방전이 난무하고 있다.일부에서는 정부가 입찰제도를 변경하려는 것은‘최근 어려워진 특정업체 봐주기’라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건협이 부랴부랴 회의를 열어 건의문을 낸 것은협회 고위임원이 자신과 관계있는 회사가 최근 출자전환으로 경영상태가 좋아지자 이를 고려해 정부안에 반대하도록주문한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고 있다. 또 이번 분쟁이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대리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건협이 건의문을 낸 것은 ‘차기회장으로 유력시되는 중소업체 대표의 입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중소업체는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낮기 때문이다.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제도 변경에 따라 4조∼5조원대에 이르는 물량이 왔다 갔다 한다.”면서 “재경부의 결정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2002-02-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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