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위험한 살빼기 ‘유혹’

청소년 위험한 살빼기 ‘유혹’

조현석 기자 기자
입력 2002-01-28 00:00
수정 2002-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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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사이에 ‘살빼기’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일부 단식원이 얄팍한 상혼으로 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 무분별한 살빼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들은 수능 수험표나 학생증을 제시하면 요금을 20∼40%할인해 주거나 감량 정도에 따라 고액의 상금을 내거는 수법까지 사용한다.

이 때문에 체중이 정상인 청소년까지 단식원을 찾아 감량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당초 계약한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더라도 나머지 요금을 되돌려 주지 않는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단식원은 최근 ‘다이어트 열풍’에 힘입어 전국 100여곳에서 성업 중이다.대부분 10대들을겨냥,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광고한다.서울의 J단식원은‘수능 수험표를 제출하면 40%를 할인해 준다.’며 회원을모집중이다.또 체중을 많이 줄인 사람 순으로 1등 50만원,2등 30만원,3등 20만원을 내걸었다.열흘에 8㎏ 이상 감량하면 5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준다고 한다.

경기 일산의 N단식원은 수능 수험표를 지참하면 20%를,S단식원은 부모와 함께 입소하면 10%를 각각 할인해 준다.K단식원과 Z단식원 등은 “연예인이 이용했던 단식원”이라고 광고하고 있으며,부산 B단식원 등은 ‘열흘에 10㎏ 이상 감량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광주의 한 단식원에 입소했던 박모(17)양은 “보름 과정으로 단식원에 들어가 10㎏을 감량했다.”면서 “그러나 이후폭식증이 생겨 먹은 것을 습관적으로 토해내는 부작용으로고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거식·폭식증 전문 치료병원인 백상 식이장애 클리닉 강희찬(姜熙燦)원장은 “살빼기 열풍이 번지면서 비만이 아닌청소년까지 단식원에서 무리하게 살을 뺀 뒤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본인의 체형에 비해많은 살을 빼면 거식증과 폭식증,탈모,우울증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거나 다시 살이 찌는 역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고 경고했다.

서울 K여고 이모(18)양은 “열흘 짜리 프로그램에 60만원을 내고 단식원에 들어갔으나 입소한 지 나흘만에 빈혈과위장 장애가 발생해 퇴소했는데 단식원측은 요금을 돌려주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서비스업으로 분류된 단식원은 약관과 피해 보상 규정도 없어 중도 해지시 피해보상이쉽지 않다.”면서 “미리 단식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시설이나 비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2002-01-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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