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친일잔재 청산운동 ‘민족문제연구소’

NGO/ 친일잔재 청산운동 ‘민족문제연구소’

입력 2001-12-24 00:00
업데이트 2001-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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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들의 동상이 고등학교 교정에 버젓이 세워져 있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뱉는 격입니다.” 서울 신림동 광신고가 교정에 있던 친일파 박흥식(朴興植)의 동상을 스스로 철거하기로 결정한 것은 친일 잔재 청산 운동을 펼치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의 끈질긴 노력의결실이다.

이 단체는 지난 두달동안 박흥식의 동상 철거를 학교측에계속 요구하고 학생들이 등교할 때 학교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홍보물을 나눠줬다.

지난달 23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인 ‘삼일문’ 현판 철거,지난해 7월 서울 중앙여고의 황신덕 동상 철거,96년 청주 3·1공원의 정춘수 동상 철거 등 민족문제연구소는친일 잔재 청산을 위해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서울 대치동 휘문고에 민영휘(閔泳徽)의 동상이 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곧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다.1906년 휘문의숙을 설립한 민영휘는 1910년 한일합방 당시에는 황실로부터 ‘자작’이라는 작위를 받았다.조선말기 민씨 일가의 거두로서 주일공사,평안감사 등 ‘화려한’ 관력(官歷)을 갖고 있다.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파 99인’이란 책에서는 ‘탐관오리의 대표,가렴주구로이룬 조선 최고의 재산가’로 묘사되어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方學鎭·30) 사무국장은 “일본의 교과서 왜곡문제는 목소리 높여 비판하면서 친일파의 동상을 설립자라는 이유로 철거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자기역사를 과도하게 보호하려는 단견”이라고 주장했다.

소련이 패망한 뒤 레닌의 동상은 공개적으로 끌어 내려지는데 비해 삼일문 현판은 새벽에,황신덕의 동상은 야간에기습적으로 철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방씨는 “시민단체 하나가 전국에 산재한 친일파 기념사업물을 모두 없애기란 매우 힘들다”면서 “지역 단체들이 모두 힘을 합쳐 역사 바로세우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2001-12-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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