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심을 거쳐 넘어온 작품은 모두 11편이었다.근래 소설을 다듬는 솜씨들은 상당히 세련되어 안정적인 작품들이 많았다.소재와 주제에서도 다양성이 엿보여 우리 소설의 밝은 진로를 확인시켜 주었다.이 가운데 백가흠의 ‘광어’,박경화의 ‘지금 그대로의 당신들’,목우인의 ‘젖 먹이는 남자’,강동원의 ‘도끼’를 놓고 논의가 진행되었다.
‘지금 그대로의 당신들’은 옷 수선 가게를 하는 집안의 아등바등살아가는 일상을 조밀하게 그린 풍속도로서,이끌어가는 필치가 오랜연마를 거친 것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보다 승화된 작의가 아쉬웠다.‘젖 먹이는 남자’는 아내의임신과 출산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을 정감어린 문장으로 묘사한 솜씨가 돋보였으나,설명적이라는 흠을 극복하지 못했다.‘도끼’는 여류조각가의 모델이 된 남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특이한 소재가 눈길을끌었으나,‘도끼’의 현실성과 환상성이 제대로 육화되지 못해 설득력을 잃고 있었다.
‘광어’는 우선 날렵한 문장부터가 돋보였다.탁월한 묘사력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전편을장악하고 있는 숙수의 솜씨는 감탄할 만한 것이었다.광어가 죽으면서 내는 ‘가냘픈 바람소리’까지도 일깨워주는 섬세의 정신은 우리 소설에서 더욱 천착되어야 마땅할 덕목이다.새로운 밀레니엄의 시대에 걸맞게 새로운 소설이라는 인식을 같이하여 흔쾌히,아무런 주저 없이 당선작으로 미는 데 합의했다.좋은작가로 남아서 우리 소설에 크게 기여하기 바란다.
윤후명, 오정희
‘지금 그대로의 당신들’은 옷 수선 가게를 하는 집안의 아등바등살아가는 일상을 조밀하게 그린 풍속도로서,이끌어가는 필치가 오랜연마를 거친 것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보다 승화된 작의가 아쉬웠다.‘젖 먹이는 남자’는 아내의임신과 출산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을 정감어린 문장으로 묘사한 솜씨가 돋보였으나,설명적이라는 흠을 극복하지 못했다.‘도끼’는 여류조각가의 모델이 된 남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특이한 소재가 눈길을끌었으나,‘도끼’의 현실성과 환상성이 제대로 육화되지 못해 설득력을 잃고 있었다.
‘광어’는 우선 날렵한 문장부터가 돋보였다.탁월한 묘사력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전편을장악하고 있는 숙수의 솜씨는 감탄할 만한 것이었다.광어가 죽으면서 내는 ‘가냘픈 바람소리’까지도 일깨워주는 섬세의 정신은 우리 소설에서 더욱 천착되어야 마땅할 덕목이다.새로운 밀레니엄의 시대에 걸맞게 새로운 소설이라는 인식을 같이하여 흔쾌히,아무런 주저 없이 당선작으로 미는 데 합의했다.좋은작가로 남아서 우리 소설에 크게 기여하기 바란다.
윤후명, 오정희
2001-01-01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