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는 李敦熙 교육장관 단독 인터뷰

취임 100일 맞는 李敦熙 교육장관 단독 인터뷰

입력 2000-12-08 00:00
수정 2000-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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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학년도에 도입되는 새로운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와 함께 제7차교육과정의 시행을 놓고 교육계가 시끄럽다.‘쉬운 수능’은 변별력이 없어 시험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때문에 2002학년도 새 입시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수능체제를 다시 개편해야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7차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현실을 무시하고 ‘이상’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교원단체의 비난이 거세다.8일로취임 100일을 맞는 이돈희(李敦熙) 교육부장관으로부터 이들 현안에대한 교육부의 입장과 함께 대안을 들어봤다.

◆2001학년도 수능시험이 너무 쉬워 고득점층이 두꺼워졌다는 예측이나오고 있는데, 이른바 ‘쉬운 수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수능시험은 상위권 학생 위주의 시험이 아닌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한 시험입니다.상위권 학생들의 점수 등락폭만을 기준으로 시험 난이도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합니다.

난이도에 비중을 두게 되면 문제가 어려워져 수능 과외가 성행할 것입니다.학부모들의 사교육비 증가도 불보듯 뻔합니다.자칫 학력고사시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 고 2년생들이 치를 2002학년도 수능시험도 쉽게 출제할 방침입니까. 수능시험은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도모하고 수험생의 학습부담 경감 차원에서 적정 수준을 유지한다는 입장이지 ‘쉽게 출제한다.어렵게 출제한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능시험은 전국의 모든 고교생을 고려해야 하며,고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들이 풀 수 있게 출제한다는 원칙은분명합니다.

◆2002학년도 대입제도에서 ‘지필고사’가 금지된 것과 관련,일부대학이 ‘선발재량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논술고사 이외의 지필고사를 빼고는 모든 전형이 대학 자율입니다.대학이필답고사를 시행하려면 실시목적·출제방식·내용 등 세부시행 계획을 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해야 합니다.대교협은 교육청·교수·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입학전형관리위원회’를 통해 제출자료를 심의한뒤 교육부에 통보해야 합니다.교육부는 이를 근거로 시정 요구하고필요하면 재정적 제재를 가할방침입니다.

◆2002학년도 대입은 교사 업무를 가중시키고 학생 평가에서 성적부풀리기 등의 편법이 이뤄질 가능성이 많은데요. 학생평가의 모든 사항은 교사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교사는 소신을 갖고 학생지도와 평가를 해야 합니다.성적부풀리기 등 편법에 대해서는 지도를 강화하고부정적인 사례는 적발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겁니다.

교사 업무를 줄이기 위해 현재 수도권 대학들이 중심이 돼 원서·추천서 양식의 표준화를 추진,조만간 가시화된 성과가 나올 겁니다.

◆7차 교육과정에 맞춰 입시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데,교육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7차 교육과정과 연계해 수능체제를 수능Ⅰ·수능Ⅱ로 구분해 시행하자는 의견이 있는 줄 압니다.물론 7차교육과정에 따라 수능 과목이나 문항·내용 등의 개선은 불가피합니다.그러나 단언하건대 현재로서는 수능Ⅰ·수능Ⅱ체제 등 수능형태의개편을 고려한 적은 없습니다.

◆7차 교육과정과 6차 교육과정의 차이점을 요약한다면. 과거 교육과정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면 학교는 그대로이행할 수밖에 없는규격화된 형태였습니다.7차 교육과정은 국가에서 제시한 원칙을 갖고일선 현장에서 직접 교육과정을 만들어가야 합니다.교과서 중심의 획일적인 학교교육에서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교육으로 바뀌는 것입니다.학교는 교사·학부모·교육과정 전문가·지역사회 인사 등이 참여하는 ‘학교교육과정위원회’를 구성,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합니다.

◆교총이나 전교조에서는 7차 교육과정의 ‘중지 또는 유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의 적용을 유보하거나 수정 또는 재개정할경우 학교교육은 커다란 혼란을 겪게 됩니다.중지는 학교교육의 중지와 같습니다.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수준별 교육과정은 ‘우열반’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이강합니다. 기본과정을 이수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보충학습의 기회를제공해 학습 결손을 예방하고,기본과정을 마친 학생에게는 심화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획일적으로 수준별 교육을 하는것이 아닙니다. 학교시설과 교사 등 여건을 감안,융통성 있게 운영할계획입니다.수준을 가르는 평가도구는 개발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선택 중심의 교육과정은 교사 수급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또 교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데다 신분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선택과목은 시·도 교육청과학교에서 각각 28단위 이상을 지정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학생의 선택에 의해서만 결정되지는 않습니다.교원의 복무에 관한 규정을 손질,순회교사제와 지역내에서의 공·사립고간,사·사립고간, 중·고교간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인력활용 방법을 강구,학생의 과목선택비율을높일 것입니다.

●이 장관 약력.

▲경남 양산(63) ▲서울대 사대 ▲서울대 사대학장·교육행정연구원장 ▲교육부 중앙교육심의위원 ▲교육철학연구회장 ▲교육개혁위원▲한국교육개발원장 ▲열린교육협의회 이사장 ▲한국교육학회장 ▲새교육공동체위원장박홍기기자 hkpark@
2000-12-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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