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이 때로 급류를 탈때도 있고 유유히 흐를때도 있다. 지세에(地勢)에 따라 용용수(溶溶水)가 될때도 있고 폭포수로 변할 때도 있다.
정세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급류를 타고 있다. 어제 열린 영수회담이 그렇고 6월의 남북정상회담이 그렇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던 두 회담이 가능하게 된 것은 변화되는 정세때문이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침몰한다.
영수회담은 너무 당연한 일이 뒤늦게, 그것도 4·13총선의 변화된 민심의작용으로 열리게 되었다. 여야 총재가 1년동안 차 한잔 나누지 않는 나라는하늘 아래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사사건건 대립·적대하면서 온갖 살벌한용어로 상대를 공격하는 정당은 땅위에서 우리 외에는 달리 없을 것이다.
그런 정당의 영수들이 모처럼 만난 남북정상회담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공통공약추진기구 설치’등에 합의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어제의 합의와 대화정신을 얼마만큼 성실하게 지키느냐에 있다. 오늘의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과거의 여야관계에 비해 특수한 위치를 차지한다. 김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경기·충청·강원·제주에서 폭넓은 신장세를 보였다고 하지만 ‘텃밭’은 여전히 호남이다.
이총재의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65석 중 64석을 ‘싹쓸이’하여 원내 제1당이 될 만큼 영남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런 두 당이 사사건건 대립하고 갈등을 일으키면 바로 영호남의 대립과 갈등으로 증폭되고 곧바로 민족분열로 이어진다. 이미 상당히 중증단계에 접어들었다.
■여야 총재의 역사적 책무.
일찍이 유성룡은 ‘서애문집(西厓文集)’에 남긴 글에서 영호남의 중요성을이렇게 강조했다. “조선팔도 중 전라·경상 두 도가 가장 중요한 곳이다.
경상도가 문호(門戶)가 되고 전라도는 창고가 되기 때문에 경상도가 없게되면 전라도가 없게되고 전라도가 없게되면 비록 다른 도가 있으나 조선은 마침내 근본의 대책을 삼을 곳이 없게 된다. 그래서 왜적은 꼭 빼앗으려 하고우리는 꼭 지키려 하는 땅이다.…오늘날 조선의 안위는 실로 전라·경상도를지키느냐에 달려있으니 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영호남의 중요성이 어찌 임진왜란 국난기뿐이겠는가. 김대중대통령과 이회창총재는 영수회담을 계기로 역사적 책무를 통감하면서 지역화합의 정치를이끌어야 한다. 김대통령은 동서와 남북문제 해결의 중심점에 선 지도자로서대북포용정책과 함께 대야(對野)포용으로 자꾸 삐뚤리는 지역정서를 껴안아야 한다.
김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영남에 바친 인사·투자·개발등 ‘짝사랑’에 비해 총선결과에 실망하겠지만 노무현·김중권씨의 득표율에서 나타나듯이 희망의 싹은 보인다. 이 가녀린 싹을 키워 화합의 꽃을 피우게 해야 한다.
이총재는 국정의 동반자로서 절반의 책임을 질줄 알아야 한다. 상생정치를내세우면서 상쟁(相爭)만을 일삼는 20세기형 야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지속적 개혁을 위해 여야 협력관계가 절실하다.
지역주의 극복과 남북통일시대에 대비하여 필요하면 민주당과 함께 내각에참여하여 갈등을 해소하는 대연정도 검토해야 할것이다. 큰정치·상생정치의모범을 보여줬으면 한다.
■평화정착에 지혜 모아야.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는 획기적 계기가 될것이다.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일이다. 그리하여 무엇보다 전쟁방지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창(戈)을 멈추는 것이 곧 무(武)다. ‘지과위무(止戈爲武)’다. 武란 글자는 창과(戈)와 멈출지(止)를 합성한 것이다. 전쟁을 멈추는 것이 武力의 원뜻이다.(‘左傳’) 남북 200만 군대가 창을 꼬나잡고 대결하는 세계적 화약고인 한반도의 두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가 ‘창을 멈추는’행위다. 이 민족적 행사에 여야는정파적 이해를 떠나서 협력해야 한다. 물살이 거센 시기에 정치지도자들의현명한 리더십은 국가의 축복이다. 원효대사는 ‘화정론(和諍論)’에서 비동비이(非同非異) 즉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은’관계 그리고 원융불이(圓融不二)라 하여 ‘융화하되 하나가 아닌’관계를 강조했다. 건전한 여야 관계를 적시한 것이라면 지나치다 할까. 영수회담과 정상회담을 통해 동서를풀고 남북이 열리는 민족적 과제가 순조롭게 해결되길 기대한다.
정세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급류를 타고 있다. 어제 열린 영수회담이 그렇고 6월의 남북정상회담이 그렇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던 두 회담이 가능하게 된 것은 변화되는 정세때문이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면 침몰한다.
영수회담은 너무 당연한 일이 뒤늦게, 그것도 4·13총선의 변화된 민심의작용으로 열리게 되었다. 여야 총재가 1년동안 차 한잔 나누지 않는 나라는하늘 아래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사사건건 대립·적대하면서 온갖 살벌한용어로 상대를 공격하는 정당은 땅위에서 우리 외에는 달리 없을 것이다.
그런 정당의 영수들이 모처럼 만난 남북정상회담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공통공약추진기구 설치’등에 합의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어제의 합의와 대화정신을 얼마만큼 성실하게 지키느냐에 있다. 오늘의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과거의 여야관계에 비해 특수한 위치를 차지한다. 김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경기·충청·강원·제주에서 폭넓은 신장세를 보였다고 하지만 ‘텃밭’은 여전히 호남이다.
이총재의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65석 중 64석을 ‘싹쓸이’하여 원내 제1당이 될 만큼 영남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런 두 당이 사사건건 대립하고 갈등을 일으키면 바로 영호남의 대립과 갈등으로 증폭되고 곧바로 민족분열로 이어진다. 이미 상당히 중증단계에 접어들었다.
■여야 총재의 역사적 책무.
일찍이 유성룡은 ‘서애문집(西厓文集)’에 남긴 글에서 영호남의 중요성을이렇게 강조했다. “조선팔도 중 전라·경상 두 도가 가장 중요한 곳이다.
경상도가 문호(門戶)가 되고 전라도는 창고가 되기 때문에 경상도가 없게되면 전라도가 없게되고 전라도가 없게되면 비록 다른 도가 있으나 조선은 마침내 근본의 대책을 삼을 곳이 없게 된다. 그래서 왜적은 꼭 빼앗으려 하고우리는 꼭 지키려 하는 땅이다.…오늘날 조선의 안위는 실로 전라·경상도를지키느냐에 달려있으니 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영호남의 중요성이 어찌 임진왜란 국난기뿐이겠는가. 김대중대통령과 이회창총재는 영수회담을 계기로 역사적 책무를 통감하면서 지역화합의 정치를이끌어야 한다. 김대통령은 동서와 남북문제 해결의 중심점에 선 지도자로서대북포용정책과 함께 대야(對野)포용으로 자꾸 삐뚤리는 지역정서를 껴안아야 한다.
김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영남에 바친 인사·투자·개발등 ‘짝사랑’에 비해 총선결과에 실망하겠지만 노무현·김중권씨의 득표율에서 나타나듯이 희망의 싹은 보인다. 이 가녀린 싹을 키워 화합의 꽃을 피우게 해야 한다.
이총재는 국정의 동반자로서 절반의 책임을 질줄 알아야 한다. 상생정치를내세우면서 상쟁(相爭)만을 일삼는 20세기형 야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지속적 개혁을 위해 여야 협력관계가 절실하다.
지역주의 극복과 남북통일시대에 대비하여 필요하면 민주당과 함께 내각에참여하여 갈등을 해소하는 대연정도 검토해야 할것이다. 큰정치·상생정치의모범을 보여줬으면 한다.
■평화정착에 지혜 모아야.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는 획기적 계기가 될것이다.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일이다. 그리하여 무엇보다 전쟁방지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창(戈)을 멈추는 것이 곧 무(武)다. ‘지과위무(止戈爲武)’다. 武란 글자는 창과(戈)와 멈출지(止)를 합성한 것이다. 전쟁을 멈추는 것이 武力의 원뜻이다.(‘左傳’) 남북 200만 군대가 창을 꼬나잡고 대결하는 세계적 화약고인 한반도의 두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가 ‘창을 멈추는’행위다. 이 민족적 행사에 여야는정파적 이해를 떠나서 협력해야 한다. 물살이 거센 시기에 정치지도자들의현명한 리더십은 국가의 축복이다. 원효대사는 ‘화정론(和諍論)’에서 비동비이(非同非異) 즉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은’관계 그리고 원융불이(圓融不二)라 하여 ‘융화하되 하나가 아닌’관계를 강조했다. 건전한 여야 관계를 적시한 것이라면 지나치다 할까. 영수회담과 정상회담을 통해 동서를풀고 남북이 열리는 민족적 과제가 순조롭게 해결되길 기대한다.
2000-04-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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