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의 윤리성을 다룬 한 웹사이트는 낙태에 찬성하는 사람을 보수주의자(conservative),반대자를 자유주의자(liberal)로 불렀다.그러나 실제 미국에서낙태반대 운동은 보수적인 공화당이 주도했다.
국내 모 문화비평가는 마광수 교수를 ‘섹스에는 자유주의자,여성문제에는보수적’이라고 불렀다.주위에서 보면 노동문제에는 ‘진보적’이지만 섹스에서 ‘보수적인’ 사람도 흔하다.
자유와 보수,자유주의와 보수주의,여기에 ‘신(新)’자를 붙여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 등의 개념은 혼란을 주기 십상이다.장소·주제와 개인에 따라다른 색깔로 비쳐지기도 하고 용어의 뜻마저 엇갈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년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밥 돌이 빌 클린턴을 ‘자유주의자’라고 몰아세우자 클린턴은 ‘욕지거리’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자유주의자는 보통 ‘사회주의자’를 뜻해 미국인들은 싫어한다.반면 유럽에서자유주의자는 사회복지에 관심 있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에더 비중을 두는 사람을 가리킨다.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같은 말이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의 경제정책 색깔이 도마에 올랐다.노조는 “기업중심과 해고만능위주의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했다.전경련 유관기관인 자유기업센터측은 “복지를 내세우고 해고자제를 요청하는 데 비춰 유럽식 복지주의(이른바 민주사회주의)로 흐르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이진순(李鎭淳)한국개발연구원장은 새 정부의 정책을 신자유주의 60%,정부 역할을강조하는 ‘질서자유주의’40%의 혼합물이라고 정의했다.영국의 대처리즘은신자유주의이면서 동시에 신보수주의로도 불린다.
신보수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진보주의에 반대하고 유럽의 자유주의적인전통을 보존하려는 보수주의’다.보수주의는 한마디로 국가보다는 가족과 사회의 가치를 우선하는 이념이다.미국에서 60,70년대 뉴레프트 운동의 결과드러난 권위와 정통성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치운동에서 신자유주의가 등장했다.‘우리는 충실하게 남아 있다’는 말로 표현되는 원칙 즉 국가 개입 축소와 자유주의 경제체제 옹호 등을 내세운다.배영수 서울대 교수 등은 “신보수주의는 80년대 미국경제 쇠퇴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위 하락을 우려하는 대중정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명칭은 헷갈리기 일쑤다.그릇에 뭘 담느냐,정책 차별화가 중요하다.자민련이 채택한 ‘신보수선언문’이 단지 같은 색깔의 인물 결집 선언에서 더 나아가 어떤 정책으로 구체화할지 관심사다.
이상일 논설위원
국내 모 문화비평가는 마광수 교수를 ‘섹스에는 자유주의자,여성문제에는보수적’이라고 불렀다.주위에서 보면 노동문제에는 ‘진보적’이지만 섹스에서 ‘보수적인’ 사람도 흔하다.
자유와 보수,자유주의와 보수주의,여기에 ‘신(新)’자를 붙여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 등의 개념은 혼란을 주기 십상이다.장소·주제와 개인에 따라다른 색깔로 비쳐지기도 하고 용어의 뜻마저 엇갈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년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밥 돌이 빌 클린턴을 ‘자유주의자’라고 몰아세우자 클린턴은 ‘욕지거리’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자유주의자는 보통 ‘사회주의자’를 뜻해 미국인들은 싫어한다.반면 유럽에서자유주의자는 사회복지에 관심 있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에더 비중을 두는 사람을 가리킨다.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같은 말이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의 경제정책 색깔이 도마에 올랐다.노조는 “기업중심과 해고만능위주의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했다.전경련 유관기관인 자유기업센터측은 “복지를 내세우고 해고자제를 요청하는 데 비춰 유럽식 복지주의(이른바 민주사회주의)로 흐르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이진순(李鎭淳)한국개발연구원장은 새 정부의 정책을 신자유주의 60%,정부 역할을강조하는 ‘질서자유주의’40%의 혼합물이라고 정의했다.영국의 대처리즘은신자유주의이면서 동시에 신보수주의로도 불린다.
신보수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진보주의에 반대하고 유럽의 자유주의적인전통을 보존하려는 보수주의’다.보수주의는 한마디로 국가보다는 가족과 사회의 가치를 우선하는 이념이다.미국에서 60,70년대 뉴레프트 운동의 결과드러난 권위와 정통성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치운동에서 신자유주의가 등장했다.‘우리는 충실하게 남아 있다’는 말로 표현되는 원칙 즉 국가 개입 축소와 자유주의 경제체제 옹호 등을 내세운다.배영수 서울대 교수 등은 “신보수주의는 80년대 미국경제 쇠퇴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위 하락을 우려하는 대중정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명칭은 헷갈리기 일쑤다.그릇에 뭘 담느냐,정책 차별화가 중요하다.자민련이 채택한 ‘신보수선언문’이 단지 같은 색깔의 인물 결집 선언에서 더 나아가 어떤 정책으로 구체화할지 관심사다.
이상일 논설위원
2000-02-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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