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 문집 난세를 건너는 법/오수형 편역(화제의 책)

제갈량 문집 난세를 건너는 법/오수형 편역(화제의 책)

입력 1998-04-21 00:00
수정 1998-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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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의 지략가 제갈공명 문집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정치가이자 전략가인 제갈량(181∼234).우리에게 공명(孔明)이란 자(字)로 잘 알려진 그는 후한 말의 전란을 피해 사관(仕官)하지 않았으나 와룡선생이라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았다.제갈량은 207년 위의 조조에게 쫓겨 형주에 와 있던 유비로부터 삼고초려의 예로써 초빙됐다.그는 이내 ‘천하삼분지계’를 진언하고 군신지교를 맺었다.221년 한(漢)이 멸망하고 유비가 제위에 오르자 그는 재상이 됐다.그러나 제갈량은 234년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지 못한 채 과로로 오장원에서 병사,정군산에 묻혔다.한자문화권의 동양인에게 특히 지혜의 상징이자 충성스런 신하의 표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인물이 바로 제갈량이다.이 책은 중국의 여러 역사서에 흩어져 있는 제갈량의 글들을 모은 문집이다.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은 인간으로서는 거의 완전무결한 경지에 이른 실질상의 주인공으로 묘사된다.그러나 이 책에 실린 산문들은 문학작품 속의 제갈량이 아닌 현실의 제갈량이 어떤 생각을 했으며 어떤 처세를 했는가를 보여준다.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졌다.1부 ‘제갈량의 난세경영’에는 제갈량의 작품으로 인정되는 ‘초려에서의 천하대계’‘형 제갈근에게 수양계곡의 길을 닦은 일을 알리는 글’‘도끼제작의 교령’ 등 50여편의 글이 실렸다.또 2부 ‘장군의 길’은 비록 위작(僞作)이기는 하나 제갈량의 이름을 빌려 세간에 크게 유행한 ‘장원(將苑)’으로 엮여져 있다.‘장원’은 장군의 덕목과 군대 운용에 관한 단편들을 모은 것이다.제갈량은 유가5경(五經) 가운데 하나인 ‘서경’의 한 대목을 인용해 장군의 바른 길을 일러준다.“군자를 모욕하면 그 진심을 다하게 할 수 없고,소인을 모욕하면 그 힘을 다하게 할 수 없다” 문학과지성사 8천원.

1998-04-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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