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첫회 MTV ‘대왕의 길’ 보고(TV주평)

어제 첫회 MTV ‘대왕의 길’ 보고(TV주평)

김재순 기자
입력 1998-04-16 00:00
업데이트 1998-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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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소서’ 등 고운 우리말 많아 신선

또 한편의 사극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려 한다.MBC­TV가 15일부터 선보인 ‘대왕의 길’(임충 극본·소원영 연출).적지않은 긴장감이 첫회부터 시선을 집중시킬만 했다.

‘대왕의 길’은 찬란한 정치·경제·문화적 치적으로 조선왕조의 르네상스를 이룩한 영·정조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극화한 드라마.MBC가 지난 90년 ‘조선왕조 500년­대원군’이후 7년4개월만에 선보이는 본격사극이다.

이 드라마는 우선 궁중생활사극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때문에 사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군왕의 정사(政事)장면이 과감하게 압축·생략된다.대신 임금이 되기 전의 영조가 암살위협을 피해 여인네의 치마폭으로 숨어드는 장면이나 영조가 생전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통곡하는 모습 등 군왕의 불행한 개인사(個人史)나 인간적 갈등이 자주 그려진다.

드라마는 또 철저한 고증에 따른 궁중예법이나 의복 재현에 심혈을 기울였다.특히 궁녀가 되는 의식인 계례나 임금이 서류에 옥새를 날인하는 모습 등은 기존 사극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장면.출연진들이 구사하는 대사에서도 ‘…하는다’‘…하소서’‘…하더이까’등 품위있고 고운 우리말이 많이 등장,신선한 맛을 더한다.

그러나 군왕의 개인적 측면을 강조하다 보니 사극 특유의 군신(君臣)간 국정논의 장면이 너무 생략돼 버리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은 남는다.지나친 생략은 자칫 사극의 무게감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또 도입부 때문인 탓도 있지만 내용전개 과정에서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준다.

‘대왕의 길’이 KBS ‘용의 눈물’의 인기세에 자극받아 만들어졌다는 입방아에는 개의치 않아도 될 듯 하다.‘용의 눈물’이 왕권 장악 및 강화를 둘러싼 갈등을 굵은 터치로 그리고 있다면,‘대왕의 길’은 왕실 가족사를 인간적인 모습으로 섬세하게 묘사하는 드라마다.시청자들은 그만큼 사극이 주는 또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게된 셈이다.

사극은 단순한 시청률 싸움을 떠나 교육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장르임에 틀림없다.‘용의 눈물’에 이어 ‘대왕의 길’이 사극 붐을 이끄는 연결고리가 돼주길 기대한다.<金宰淳 기자>
1998-04-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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