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외채 통계 신뢰 높여(사설)

투명한 외채 통계 신뢰 높여(사설)

입력 1997-12-31 00:00
수정 1997-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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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원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공동 실사에 의해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총외채 규모가 지난 20일 현재 1천5백30억달러인 것으로 공식발표됨으로써 그동안 우리경제가 국제금융계로부터 받아온 불신이 적잖게 씻어질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정부는 우리나라 외채규모를 실제보다 축소계상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 때문에 외환위기가 더욱 증폭됐던 것이다.국제금융시장에서는 우리 외채가 2천6백억달러에 이른다는 근거없는 소문까지 퍼져 대외신인도가 투자기피 대상인 정크본드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정부는 종전에 외채를 계산할때 국내금융기관 해외점포가 외국에서 빌려 운용하는 빚을 제외시키는 보수적 방식을 택함으로써 이번 확정된 규모보다 4백억달러 정도 줄어든 수치를 발표해 왔다.게다가 하등 대외비로 다룰 필요가 없는 장·단기 외채비율이나 차주 구성내용 등 기초적인 관련 통계조차 밝히기 꺼려온 점도 불신을 조장한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때문에 앞으로는 외채 변동 추이는 물론 금융·조세·수출입 등 각종 국가경제 활동관련 통계와 주요정책추진 상황 등을 될 수 있는 한 정기적으로 소상히 공표,위기극복을 위한 국민적 합의를 유도하고 대외적으로 신뢰를 쌓도록 촉구한다.

기업들도 분식결산 등의 부당한 방법으로 스스로 신뢰성에 먹칠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이러한 정부·민간경제운용의 투명성 보장 노력이 가시화할 때 비로소 국제사회에서의 신용회복이 가능해진다.

우리는 또 이번 외채통계발표에서 국내금융기관 해외점포의 단기부채가 97%에 이르러 외환위기를 가중시킨 사실과 관련,해당기관의 무리한 경영과 당국의 감독소홀을 질책하는 바이다.이와함께 앞으로 외채를 들여오는 각 금융기관 및 주요기업체 명단과 외채용도·규모 등의 발표를 통해 가계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들이 외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이를 줄여가는 계도효과를 거두도록 촉구한다.

1997-12-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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