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요프로 점잖아진다

TV 가요프로 점잖아진다

김재순 기자 기자
입력 1997-07-26 00:00
수정 1997-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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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이어 MBC·SBS도 연예인 차림새 규제/요란한 염색·장신구 10대에 악영향 공감대

TV 가요프로가 앞으로는 좀 점잖아질까.

KBS가 지난 12일부터 출연 연예인들의 복장상태를 규제하기 시작한데 이어 MBC와 SBS도 28일과 다음달 4일부터 보조를 맞추기로 함으로써 가요프로의 성격이 변화할 것으로 에상된다.

특히 KBS는 다음달 1일부터 가요뿐 아니라 쇼·코미디·오락·드라마·뮤직비디오 등 모든 장르의 프로에 이같은 규제를 적용키로 했다.

각 방송사가 취한 조치는 크게 다르지 않다.지나친 머리염색이나 가발,요란한 장신구(코걸이·배꼽걸이·문신),선정적인 의상 등 청소년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수 있는 부분을 출연에 앞서 고치도록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방송출연을 금지시키겠다는 것.

현재 ‘가요 톱 10’(KBS­2)·‘인기가요 베스트 50’(MBC)‘생방송 TV가요 20’(SBS)등 공중파 방송3사의 가요프로는 대부분 음악성 보다는 현란한 복장과 춤을 내세워 10대를 파고드는게 사실.여기에 그 뜻을 제대로 알 수 없는 그룹명칭과 노래가사 때문에 가요프로는 성인 시청자들을 철저히 배제한채 10대를 열광시키는데만 몰두해 왔다.그러나 청소년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현실에서 대중문화를 선도한다는 방송사로서 더이상 외면할 수 만은 없다는 반성에 따라 마침내 칼을 뽑게된 것이다.

가장 먼저 규제를 실시한 KBS­2TV의 ‘가요 톱10’은 지난 9일 머리모양이 비정상적인 모 인기그룹에게 두건을 씌우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한 안팎의 반응은 비교적 좋은 편.처음엔 청소년인 방청객들과 음반제작자들은 물론 방송사 내부에서조차 반발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음반제작자 모임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자율적으로 출연 연예인들에게 방송사측의 요청에 맞는 복장을 착용하도록 권고하는 등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가요 톱10’은 이번 기회에 아예 시청층을 기성세대로 넓히는 등 프로그램의 기본 성격을 탈바꿈하려는 노력도 함께 했다.지난 16일에는 트로트 가수 설운도를 출연시킨데 이어 23일에는 현숙을 출연시켜 성인 가요팬들을 끌어들였다.

TV화면에 ‘립싱크’를 표시해 실력있는 가수가 인정받는 토양을 마련한데 이어,이번에 현란한 의상과 선정적인 제스처만으로 한 몫 하려는 일부 가수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마련함으로써 가요프로가 한단계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김재순 기자>
1997-07-2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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